부처님의 태자 시절은 지극히 호화롭고 안락한 생활로 이어졌다. 아버지 정반 왕은 하나뿐인 태자 싯다르타를 위해 철 따라 다른 궁전에서 거처하도록 배려하였다. 태자는 그곳에서 아름다운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갖가지 오락을 즐기는 가운데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궁전에서의 생활은 아무런 불편 없이 즐거워도, 한 걸음 밖으로 나가면 냉엄한 생존의 현장을 목격하곤 하였다. 태자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생존경쟁의 참상에 괴로워했으며, 궁중의 호화롭고 안락한 생활과 농민들의 어려운 생활을 비교하며 가슴 아파하였다.하루는 태자가 수레를 타고 야외에 있는 동산으로 바람을 쐬러 나갔다. 동쪽 성문을 막 지날 때 한 노인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노인은 머리는 마른 풀처럼 빛이 바래고 몸은 그가 짚고 있는 지팡이처럼 바싹 마른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사람이 늙으면 누구나 저렇게 되는가? 그렇다면 나도 결국은 저 노인처럼 늙어
가겠구나.’
생각이 여기서 미치자 못내 서글퍼져 그만 수레를 돌려 왕궁으로 돌아왔다. 그런 뒤에 어느 날 태자는 또 답답한 궁중을 벗어나 자연을 즐기려고 길을 나섰다. 왕은 이번에는 지난번과 같은 일이 없도록 태자 모르게 단단히 준비를 시켜 놓았다. 그랬으나 수레가 남쪽 성문 밖을 빠져나가다 길가에 누더기를 뒤집어쓴 채 쓰러져 신음하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의 얼굴은 파리하고 팔다리는 뼈만 앙상하였다.
‘사람은 왜 병들어 고통받아야만 할까? 늙음의 고통이나 질병의 고통은 왜 생기는 것일까? 그러한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없을까?’ 그날도 태자는 무거운 가슴을 안고 도중에서 되돌아오고 말았다.
또 어느 날은 서쪽 성문을 벗어나 들로 나갔다. 태자의 수레가 인적이 드문 고요한 숲에 이르렀을 때였다. 시체를 앞세우고 슬피 울며 가는 장례 행렬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것을 본 태자는 마치 자기 죽음을 본 듯 가슴이 내려앉았다. 지금 자기는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찰나찰나 죽음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그런 며칠 뒤에 태자는 북쪽 문을 거쳐 성 밖으로 나갔다. 성문 밖 숲에서 다 떨어진 누더기를 걸친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의젓하여 태자는 자신도 모르게 수레에서 내려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당신은 무엇하는 분이십니까?”
“나는 출가 사문이오.”
“출가한 사문에게는 무슨 이득이 있습니까?”
“내가 가는 길은 세속에 물들지 않는 평안의 길이오, 나는 이제 그 길에 이르러
영영한 평안함을 얻었소.”
수행자의 말을 듣고 난 태자의 가슴에는 한 줄기 밝은 빛이 비치는 듯하였다.
태자의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맺혔다.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하였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찾던 것이다. 나도 출가수행자의 길을 가기로 하자.’
태자는 기쁜 마음으로 궁전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