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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사부대중공동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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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서미례 2016년 12월 418호
풀럼빌리지 상가공동체 (3)

조화롭고 깨어있는 수행공동체

5가지 또는 14가지 깨어있는 마음챙김 수행

불교의 전통적인 5계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 ‘5가지 깨어있는 마음챙김 수행’이고 범망경에 나오는 48 경구계를 축약시킨 것이 ‘14가지 깨어있는 마음챙김 수행’이다. 플럼빌리지 수련회 중에는 5가지 또는 14가지 마음챙김 수행에 대한 독송 시간과 이에 관해 토론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진다. 불교의 전통적인 계율을 마음챙김 수행법으로 바꾸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 삶에 적용하게끔 만들어 보급하고 있었다. 어렵지도 않고 불법을 잘 몰라도 가능하다. 또한 계에 대한 설명이 광범위하여 우리 삶 전체를 돌아보게 하고 숙고하게 한다. 이를 잘 받아들여 삶의 실천 강목으로 삼으면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이 지구가 정말로 평화롭고 행복하게 될 것이다. 5가지 깨어있는 마음챙김 수행은 간략하게 다음과 같다.

① 첫 번째 깨어있는 마음 수행: 생명존중

삶이 붕괴될 때 빚어질 고통을 깨닫고, 나는 인간과 동물, 식물과 광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애정을 기르고 그 방법을 배울 것을 다짐합니다.

② 두 번째 깨어있는 마음 수행: 진정한 행복

착취와 사회적 불의와 도적질, 억압으로 인해서 빚어지는 고통을 깨달음으로써 나는 내 생각의 말과 행동 속에서 자애심을 기를 것입니다.

③ 세 번째 깨어있는 마음 수행: 진정한 사랑

부정한 성관계로 인해서 빚어지는 고통을 깨달음으로써, 나는 개인들과 부부들과 가족들과 사회적 안전과 고결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고, 그것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겠다고 다짐합니다.

④ 네 번째 깨어있는 마음 수행: 사랑의 말과 경청

건성으로 남의 말을 듣거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능력이 없는 탓으로 빚어지는 고통을 깨달음으로써, 사랑의 말과 자비로운 경청을 실천할 것을 다짐합니다.

⑤ 다섯 번째 깨어있는 마음 수행: 의식적인 소비

부주의한 소비가 고통을 유발함을 알아, 나와 내 가족, 우리 사회가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 행위에서
늘 마음챙김 수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세계 전역에 있는 플럼빌리지 전통에 따르는 수행센터에서는 이를 일주일마다 읽고 삶을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한국 승가대중도 포살과 자자가 있고 내가 인연한 사찰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사부대중이 모여 포살법회를 한다. 일상생활에서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하고 살고 있는가를 많이 돌아보게 하였다.

대지와 접하기(Touching the Earth)

‘대지와 접하기’는 우리가 자기 자신과의 관계나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평화를 이루게 하는 수행법이다. 이를 통해 사랑과 자비, 기쁨과 평정심 같은 진실한 사랑의 에너지를 키운다. ‘대지와 접하기’는 내가 대지로, 뿌리로, 조상으로 돌아가 나란 생명이 홀로 존재하지 않음을 인식하는 수행법이다. 모든 조상과 정신적 스승으로부터 연결된 생명의 흐름 속에 내가 있음을 이해하며, 그 생명의 흐름은 나를 통해 미래 세대로 이어질 것을 알게 된다. 대지를 어루만짐으로써 내가 홀로 존재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구이자 생명의 부분임을 깨닫게 된다. 대지에 직접 손을 대는 순간, 우리는 작아진다. 어린아이처럼 단순하면서 겸손해진다. 또한 대지에 직접 손을 대는 순간, 우리는 커진다. 땅속 깊은 곳의 물을 빨아들이며 깊이 뿌리내린 거대한 나무가 된다. 대지를 어루만지면, 우리는 지구가 주는 생명의 힘과 안정감이라는 큰 에너지 속에서 함께 숨 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분노, 미움, 두려움, 부적응, 슬픔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모두 호흡으로 배출할 수 있게 된다.
5번의 절을 하며 대지와 접하는 수행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2회 아침 명상 후 진행되었다. 108배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① 첫 번째 대지와 접하기: 고마운 마음으로 조상님들께 절합니다.
② 두 번째 대지와 접하기: 고마운 마음으로 스승님들께 절합니다.
③ 세 번째 대지와 접하기: 고마운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이 땅과 조상님들께 절합니다.
④ 네 번째 대지와 접하기: 고마운 마음으로 절하고 내 에너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합니다.
⑤ 다섯 번째 대지와 접하기: 나를 고통받게 했던 모든 이들과 화해하고자 자비와 이해의 마음으로 절합니다.

플럼빌리지를 계속 만들어나가는 것도 플럼빌리지 수행 일부분이라고 한다. 집에서 혼자 수행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가정, 직장, 지역사회, 단체, 국가 단위까지도 수행공동체를 만들어가도록 권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에 약 1,000여 개의 재가 수행공동체가 세워졌다. 살아있는 전법, 살아있는 불교수행공동체를 제대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데 무척 놀랐다. 함께 수행하는 개개인이 대중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가는 큰 힘을 얻으며, 각 개인 또한 상가로부터 커다란 에너지를 얻게 된다는 말이 아주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상으로 일주일간의 수련회를 통하여 조화롭고 깨어있는 수행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플럼빌리지의 여러 요소에 대해 소개해 보았다. ‘왜 사부대중공동체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단순한 수행과 즐거운 삶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제 기획연재 ‘세계 사부대중 공동체를 찾아서’를 맺음할 때가 왔다. 우리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불교수행공동체를 모색하기 위해 이 글을 시작하였다. 사부대중공동체이면서 자립
경제를 실현한 태국의 시사아속공동체와 승가와 재가의 평등을 지향하는 대만의 사부대중공동체, 개인과 사회의 깨달음을 지향하며, 불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스리랑카 전역에 주민 참여형 마을공동체를 만들어낸 사르보다야 불교공동체 운동, 그리고 조화롭고 깨어있는 사부대중공동체로 살아가는 프랑스 플럼빌리지 모습을 직접 보고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나라 승가 공동체는 아주 강력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다. 종단은 승가대학과 선원이라는 공동체가 있다. 그런데 이후의 공동체가 없다. 수행을 회향하기 위한 공동체가 필요하다. 다섯 명, 열 명의 소공동체라 하더라도 교육받은 것, 수행한 것을 흡수해서 회향할 수 있는 공동체. 지금은 새로운 승가 공동체가 탄생해야 한다는 어느 스님의 말에 정말 크게 공감한다.

그렇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리는 모두 행복을 추구한다. 공동체의 목적도 행복추구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첫 단계는 ‘괴로움을
아는 것’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괴로움은 ‘내’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에서 생긴다. ‘내’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것을 아는 것은 혼자로는 안 되고 반드시 안내자가 필요하다. 이에 출가수행자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마음으로 재가불자에게 법을 전하며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고, 재가불자는 삼보에 귀의하고 삼보를 옹호하는 사부대중공동체의 삶이 이를 가능케 한다.

공동체 생활을 함으로써, 스승과 도반들 속에서 나를 지키려는 노력은 크게 줄여나갈 수 있고 대신 나를 내려놓는 수행에 한층 더 매진할 수 있다. 함께 깨닫기 위해서는 건강한 공동체가 필요하다. 일 년 동안의 탐방을 통해서 확인한 바이다. 그리고 그 실현이 가능한 것임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는 물질적 부족함이 없도록 하기 위한 자급자족 경제 실현도 해결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공동체 특성에 따라 재미있고 행복한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대중들의 내부적 청규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대안이라 말하는 공동체는 나의 경계, 벽이 허물어지는 과정을 통해 시원하고 걸림 없는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불교공동체가 커다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불교적 가르침의 안내는 철저하게 나를 내려놓는 방향이지 않은가.

끝으로 일 년 동안 이 코너를 읽어주신 해인지 독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