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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함성과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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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여화 - 김진숙 2006년 04월 290호
그림 때 아닌 비와 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봄 소식을
전할 시기에 늦 추위 때문에 모두들 갑갑해 하고 움츠리
고 있었다. 이 추운 봄에 이곳 캘리포니아의 한국인들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열정이 있었으니 바로 세계야구대회
소식이다. 연일LA 주변 야구장에서 이어지는 야구 승리
소식은 모두에게 삶의 활기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비록
결승 진출은 실패했지만 모두들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
했다.
나도 대학시절 이래 처음으로 친구들과 아이와 함께 4
강 진출을 결정짓던 일본과의 경기를 보러 애너하임에
위치한 엔젤스 구장을 찾았다. 4만의 관중석은 만원이었
고그중에서도3만이상이한국인들이었다. 모두들직장
단위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았다. 얼마
나열심히‘대한민국’과‘오필승코리아’를외치던지선
수들이 잠실구장에 온 것 같았다는 말이 빈말은 아니었
을 것이다. 태극기 준비는 기본이고 다양한 구호와 재미
있는변장들이카메라에비칠때마다여기저기서함성이
울렸다.
경기는 관중들이 지루하지 않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
었고중간중간에다양한이벤트를진행해서시간이어떻
게 가는지 모르게 혼을 빼 놓았다. 이때의 경기는 우리의
승리로끝나모두들행복한축제의마음으로돌아왔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스포츠는 스포츠로끝나야 하고애
국심 등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들 하지만 나부터도
쉽게 그렇게 되지 않는다. 특히나 상대가 미국이나 일본
이라면 어떤 경기를 막론하고 이성이 개입할 여지가 없
어진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당연하지만 여기 미국에
사시는 분들은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을 상대하여 이길
때마다 자신은 물론이고 자식들에게도 한국인임을 당당
해 한다. 그래서 일부러 경기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
모들이많았는지도모른다.
아직까지 이런 깊은 속내를 알길 없는 우리 아이는 이
치로의 팬인데 이치로가 한국 관중의 야유를 받는 것을
보고 몹시 서운해 하고 이해를 못했다. 이 아이가 커서
우리 부모 세대와 같이 스포츠에 감정을 넣어 한국에 대
해흥분을할지아니면스포츠는스포츠라고이성적으로
볼지는 아직 알길 없고 아이의 몫으로 남지만 한국의 경
기에 열광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회가있을때마다데리고다니려한다.
다음으로는 재미있는 수업 내용 하나를 소개하고 싶
다. 중학교 1학년 역사 시간 프로젝트의 내용이다. 세계
의4대문명을배우고있는데현재는인도문명을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이 우리 아
이에게너는불교도이니까많이도와달라는특별한부탁
도 받았다고 한다. 2개월에 걸쳐 인도의 종교와 사회, 정
치 등을 공부하였고 이에 대해 테스트도 여러 번 쳤다.
카스트 제도와 불교의 업 사상, 사성제와 팔정도까지 나
름대로 심도있게 공부를 하는 것 같았다. 인도 문명이 끝
나면서 각자 원하는 주제를 정하여 그 주제에 대해 발표
하는 커다란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우리 아이는 불상의
32상을 주제로 했다. 이때부터 우리집은 비상 사태가 되
었다. 아이 아빠는 좋은 기회라고 필요 이상의 의지를 보
였고 그 스트레스는 나에게로 왔다. 엄마가 불상 전공자
이니까어떻게든아이들이알기쉽게도우라는것이다. 2
주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아이는 불상이 어디에서 어떻
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는지, 나라마다 다른 불상의 모습
과 역할에 따라 다른 불상의 모습, 그리고 부처와 보살의
다른 모습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상이 인간의
모습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인간과 다른 모습, 즉 32상을
공부했다.
우선 32상을 눈으로 봐서 구별되는 특징과 눈으로 구
별 못하는 점으로 나누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특징은
설명을 하기로 하고 눈으로 보이는 특징만을 입체적으
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먼저 진흙으로 불상을 만들었지
만 만들고 보니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스티로폼
위에 그림을 그려서 오려내어 커다란 보드에 붙였다. 사
진 속의 그림이 여동생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그린 불상
이다. 이것을 보드에 붙이고 32상 중에서 아이들이 이해
하기 쉬운 것들을 불상에 표시하고 그리고 캡션을 붙이
니 그럴 듯한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이 우리 식구 모두
가2주동안고민해서만든걸작품이다.
발표는 재미있게 끝났고 끝난 후 작품은 교실 뒤에 걸
려 있다. 덤으로 불상과 보살상의 사진을 주어 아이들에
게 맞추어보라는 퀴즈를 냈는데 반 이상이 불상을 맞추
었다고 하니 어느 정도 프로젝트는 성공한 것 같았다. 이
번주부터 중국 문명으로 넘어갔다. 벌써 공자에 대해서
공부하고 도교에 대해서 묻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또 어
떤주제로괴롭힐지벌써걱정이다.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다. 이 이상한 봄은 언제 정상으
로 돌아올지 모르겠다. 봄비 속에 한 가지 망상을 가져본
다. 우리 아이가 어디에 살든지 그리고 무슨 언어를 사용
하든지 간에 언제나 한국만 생각하면 뜨거운 아이로 그
리고 부처님을 생각하면 진실한 아이가 될 수 있기를 바
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