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무담시 홀딱 벗으라느냐.
그 산엔 ‘홀딱 벗고’하고
울다가 가는 새가 있었네.
<중략>
이상하네! 이상하네!
그놈의 새가 ‘홀딱 벗고’하고 울면
겹으로 겹으로 옷을 입은 만큼이나
삼줄 같은 굵은 무엇으로 마음을
칭칭 동여 놓고 벗지 못해서
마음이 막 두근두근 거려져.
그놈의 홀딱 벗고 새가…
한없이껴입어움켜쥐고벗어던지지못하는우리네욕심을표현하신것같다. 스님의 표현에 감탄할 따름이다.
수도암 선원에 있을 때의 얘기다. 공양주보살이 신심이 두터워 스님들께 공양주를 자처하면서 스스로도 틈만 나면 참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나에게도 나태하거나 망상으로 일관하고 있으면 따끔한 일침도 서슴지 않았다. 가끔은자존심을건드려서일부러피해다니기도했다.
어느 날 공양주보살과 함께 포행을 하는데 마침 이‘홀딱 벗고’새가 지저귀는 것이었다. 나는 자랑스럽게 홀딱 벗고 새의 전설을 이야기하며 여자들의 병적인 집착을 은근히 꾸짖었다.
그러자 이 보살이 약간의 비웃음 섞인 미소를 띠며 한 마디 했다.
“스님, 저 새는 ‘홀딱 벗고’ 우는 게 아니라. ‘밥만 먹고 똥만 싸고’ 이 소리예요.\' \'밥만 먹고 똥만 싸고…’ 저 새가 누구한테 들으라고 하는 것 같은데…”
뭐, 내가 죄진 것이야 없지만 이날도 내가 진 것 같다.
이렇듯 듣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들리며 우리네 귀를 즐겁게 하는 이 새 이름이 ‘검은 등 뻐꾸기’란다. 독자 여러분! 인터넷 검색해서 새소리를 들어보시라. 과연 여러분께는 어떤 소리로 다가올지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