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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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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야기 - 신동호 / 시인 2006년 01월 287호
이런 겨울은 길을 잃기 쉽다
산 속에 자주 눈이 내려
겸손의 방향을 잃은 이런 겨울은

살갗에 소름 돋는 이들 많아서
돌풍이 가는 길 쪽으로
집은 있었던 것인지, 머무는 방법조차 잊고
배가 고프다
삶보다 더 귀중한 꿈 때문에

머리를 조아릴 수 있을까
산그늘이 길을 덮어가는 동안 낮아지고, 또 낮아지고
무릎을 꿇는 일에 나는 익숙할 수 있을까
눈길 위에 첫 발자국은

개 한 마리가
마당을 지나 지상의 모든 향기와 만난다
어지러운 발자국들의 길은 거기
밥그릇이다

개가 머리를 조아리는 동안 세상은 고요하고
밥그릇 긁는 소리 달그락
풍경 소리 마냥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