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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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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엄변상도 - 김양수 2003년 02월 252호
봄날을 기다리며 그는 매화를 얼마나 사랑했을까.

한 사람의 지기知己를 만나지 못한
슬픔과 답답함을 자연 속에서 풀며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자식으로 삼으며 강호에서
생을 마쳤다는 임포林逋가 생각납니다.

한 겨울의 모진 고초를 겪고 피어나는
매화의 맑은 향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생명의 존엄성과 신비감
맑음과 고결함을 가장 먼저 전해 줍니다.
아름다운 조화와 질서 속에서
속임과 거짓도 없는 진솔함을 보여 줍니다.
눈 같은 흰 꽃을 피워 순결한 풍광을 만들어 냅니다.

밖에는 아직 삭풍이 불고 있는데
나는 벌써 봄기운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지나친 이기심인 줄 알지만
매화 한 가지를 꺾어와 화병에 꽂아두었습니다.
꽃송이가 맺히는가 싶더니
꽃님들이 다투어 내게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듯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삶이 가장 자유로운 삶이며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찻잔에 꽃송이를 띄워 차와 향을 함께 즐겼습니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이렇게 욕심부리는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았습니다.

지금쯤 매화나무는 봄맞이 준비를 모두 끝내고
꽃 피울 채비를 서두르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서 나는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정직과 순결함을 배워야겠습니다.
벌써 설렘이 가득합니다.
시름 가득한 마음은
꽃 손님을 맞이하며 모두 떨쳐내고
가슴에 맑은 향기 가득 담아
올 한 해도 맑고 곱게 잘 보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