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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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의 소리 - 세민
2003년 02월 252호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본분자리에서 볼 때야 시간에 무슨 신구新舊가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일부러 매듭을 만들어 나를 추스르고 또 새로운 계획을 세워 올 한 해도 의미있고 보람찬 날들을 만들고자 애쓸 뿐입니다. <해인> 가족 여러분들께서도 저와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지나간 2546(2002)년은 아시다시피 해인사가 창건된 지 12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도량과 수행전통을 지키고 가꾸고 또 물려 주신 역대조사 스님들께 감사하고 아울러 그 호법의지와 공덕을 함께 기리는 문화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해인사를 준비하는 그런 계획을 아울러 세우게 되었습니다. 구 해인초등학교 부지 옛 허덕사지에 신행·문화도량을 건립하여 새로운 시대의 종교적·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최고 최대 수행처인 해인총림이 가야산에 자리를 잡은 이후 큰절은 수행도량으로 그리고 허덕사지는 포교교화도량으로 가꾸고자 성철·자운 큰스님께서 발원한 이후 30년 만에 현 종정이신 법전 큰스님께서 이 곳에 있던 구 해인초등학교를 옮기게 되었고 전 주지 보광 스님께서 문화공간인 성보박물관을 완성하셨으며, 이제 시절인연이 도래하여 본인이 해인사 주지소임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국민과 청소년 그리고 불교신자를 위한 수련원 등을 포함한 신행·문화도량의 전체적 계획을 세우는 대작불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부처님께서 저에게 내려 주신 소임으로 생각하고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또 중국 당나라 때 위산 선사께서 제자 앙산 스님에게 일러 주신 새 가람을 세워 법을 펴려면 갖추어야 되는 다섯 가지 조건 즉, 외호 인연, 단월 인연, 납자 인연, 토지 인연, 도 인연 등이 다 갖추어졌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대작불사의 원만한 회향을 위하여 늘 부처님께 정성 다해 기도를 올리며 작년 11월 초에는 일본, 12월 초에는 유럽으로 두 차례에 걸쳐 건축기행을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해인사를 창건하는 제 2의 순응·이정 화상의 마음으로 이 시대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으기 위하여 설계경기 공모방식을 채택하게 되었고 지난 연말에는 현장설명회와 심포지엄을 함께 가졌습니다.
이러한 불사는 한국불교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해인사가 출가자들의 수행도량과 재가자들을 위한 포교 및 수련 도량을 좀 떨어져 공존케 하면서 이상적인 가람을 만들고자 하는 당위성을 가진 불사이며, 지금까지 해 온 불사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불사 모델을 제시하는 사명감을 가진 불사이기도 합니다. <해인> 가족 여러분들의 깊은 이해와 건설적 비판과 따뜻한 지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새해에는 계획하는 모든 일들이 뜻과 같이 이루어지시길 늘 불전에 축원 드리오며 정진 더욱 여일하소서.□
세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