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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그 수행실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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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박원자 2000년 12월 226호
지계바라밀,태교에 있어서의 생활규범

한 생명은 흰 종이 위에 찍은 한 점보다 작은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 작은 세포 하나가 분열하여 60조의 세포로 형성되어 한 생명체를 이루며, 일생을 좌우하는 뇌의 성장 역시 20퍼센트는 태내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사람의 뇌는 유전자, 즉 부모와 태아의 업연, 그리고 태교와 출산 후 아이를 기르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모두 서로 다르게 완성되어 간다. 과학이 발달하여 복제인간 운운하지만 부모와 태아의 똑같은 업, 똑같은 태교, 태어난 후의 양육을 흉내낼 수 없는 한 사람의 뇌는 복제될 수 없을 것이다.
태교수행에 있어서는 임신 후에 하는 태교 이전에 선업을 지닌 영혼이 이끌리고 찾아올 수 있도록 어린 시절부터 수행에 임할 것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태교수행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사람의 뇌를 완성하는 유전자, 태교, 출산 후의 양육까지 육바라밀을 실천수행한다면 영혼이 맑고 지능과 감성이 풍부한 한 인간을 맞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계율은 불도를 수행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 계정혜戒定慧 삼학의 하나이다. 흔히 계율을 지혜를 담아내는 그릇에 비유할 만큼, 계율은 지혜를 드러내는 절대적인 수행덕목인 것이다. 재가신자와 출가수행자에게 모두 적용되는 계율의 기본 실천덕목은 오계五戒, 즉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의 다섯 가지 계율이다. 일상생활을 하며 예비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수없이 많지만, 이 다섯 가지 계율만 잘 지킨다면 더할 수 없이 좋은 태교가 될 것이다. 불살생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을 넘어서 해치지 말라는 뜻이다. 연기의 법칙에서 보면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같은 관계살이에 얽혀 있는 단일한 생명체이다. 그러므로 다른 생명체에 대한 해침은 곧 나 자신에 대한 폭력이다. 오늘날 인간이 환경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면서 그 피해가 그대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만 보더라도 이러한 사실은 분명해진다. 예비부모가 불살생 계율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낚시나 사냥 같은 취미를 가지지 말하야 하는 일이다. 산 생명을 죽이거나 해치는 일이 선행될 경우 영원히 지혜로운 삶은 열리지 않는다.
남의 물건을 빼앗거나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아주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오계를 지키지 못함에 있어 심각한 것은 불사음과 불음주의 대목이다. 불사음이란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음행하지 말라’는 뜻인데, 오늘날 이 부분에 있어 자유로운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는 데 그 문제가 있다. 원조교제나 러브호텔의 주인공들이 늘어가고,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몸과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할 청소년들이나 청년기에 있는 이들의 성문제이다. 보도에 의하면 고등학생의 반수 이상이 성경험이 있으며, 그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의 20퍼센트가 낙태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이러한데 그 너머의 사람들에 있어서는 실상이 어떨까 싶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태교수행을 제창한 성우 스님이 임신 후의 태교는 이미 늦었다고 하는 것이며, 청소년기부터의 태교수행을 강조하는 것이다.
불음주의 대목에 있어서도 심각성은 마찬가지다. 일반인들은 물론 요즘 청소년들까지도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이들이 많아진다고 하니, 술을 마시고 나서 저지르게 되는 악업을 생각해 본다면 술을 마시는 어른도 아이들도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흡연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임신 전 여성이 흡연을 할 경우, 니코틴대사 물질인 니코틴, 벤조피렌 등이 생식세포에 축적되어 임신능력을 저하시키고 유산의 위험성과 기형아출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도 흡연을 하는 사람 곁에 있으면 흡연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도 이젠 상식이 되었다. 남녀를 불문 음주나 흡연이 이젠 너무나 자연스러워진 현실에 있어, 오계의 실천사항을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임산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남자의 태교’인데 남자들이 지켜야 할 덕목을 한국태교연구소 구본일 소장은 이렇게 권유하고 있다.
‘고요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질 것, 아내를 존경하고 사랑할 것, 부모를 잘 섬길 것, 화를 내지 말 것, 임산부 앞에서 거짓말이나 잔인한 말과 행동을 하지 말 것.’이 그것이다.

인욕바라밀, 괴로움을 받아들여 참고 용서하는 것

인욕바라밀은 자신에게 온 괴로움을 받아들여 참고 용서하는 것을 뜻한다. ‘제법諸法 본래 불생不生’임을 알기 때문에, 불교인은 인욕바라밀을 수행덕목으로 삼아 실천한다. 빠른 것이 성공의 덕목이 되어버린 세상의 흐름 속에서 자라 교육 받은 이들이 아이를 가졌으니, 인욕바라밀을 지니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배우자와 안 맞는다 싶으면 미련없이 갈라서고, 원치 않은 아이가 생겼다 싶으면 가차 없이 낙태해버려, 낙태율이 세계에서 제1위요, 해외입양률 또한 세계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우리의 가치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자신이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잠깐 멈추고 바라보는 일이 곧 인욕바라밀 수행이다. 자신의 모든 마음과 행동에 깨어 있어 하나하나 조심하고 마음을 밝게 하는 일이 태교수행에 있어 인욕바라밀의 덕목인 것이다. 아이를 가진 부모는 무엇보다 특히 아이를 가짐을 기뻐하고 무엇인가를 탐하거나 성내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부모 될 이는 자신의 마음이 빛보다 빠르게 자식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을 늘 자각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이 늘 행복할 수만은 없다. 뜻밖에 닥친 불행 앞에 서 있을 수도 있고 미운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어야 할 때도 무수히 많은 게 우리네 인생살이다. 임산부 또한 자신은 아무리 조심한다 하여도 뜻밖에 생기는 좋지 않은 일들이 닥칠 때가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습관적으로 즉각 반응할 게 아니라, 잠시 자신의 마음의 흐름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시비나 희로애락의 감정을 멈추고 자신을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일, 이것이 수행의 덕목인데, 그 불행이나 미운 감정이란 것도 가만 들여다보면 모두 ‘나’라는 존재가 있으므로 해서 생겨난 일이다. 세상엔 자신에게 불필요한 일은 오지 않는 게 우주의 정확한 법칙이다. 그렇다면 이 일이 왜 자신에게 왔는가, 가만 들여다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한 순간 자신의 생각을 멈추고 응시하다보면, 모든 일이 다 인연이 있어 온 것이로구나, 인연의 그물을 이 기회에 풀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런 생각이 들면 오히려 그 어려운 일 앞에 참회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들며, 인간은 역경을 통해 성숙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불행은 사실상 없으며, ‘번뇌 즉 보리’라고 하는 것이다.
인욕바라밀에 있어 중요한 것은 연기법을 바탕으로 하는 지혜를 깊이 인식한 인욕이어야지 무조건적인 인욕은 오히려 화를 자초할 수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임신중 과식에 대한 절제, 성관계에 대한 절제도 태교수행에 중요한 덕목으로 포함된다.
부모란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자식으로 인해 울고 웃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자식으로 인해 자신의 삶의 성패가 좌우될 만큼 자식은 절대적인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런 생각과 준비없이 한순간 생리적 욕구에 의해 아이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계율을 지키고 인욕하는 마음가짐으로 경건하게 맞을 것인가. 부모 자식 모두의 행불행에 대한 선택은 부모 자신에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