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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별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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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의 해인삼매 - 원성 2001년 03월 229호
새벽 예불을 마치고 법당 문을 나서면 장삼자락을 타고 스며드는 새벽의 찬바람이 나를 이끌어 무수한 별들이 있는 하늘에게로 인도해 주었던 고마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른 새벽 그 총총한 별들을 그 감흥을 아실는지요…


60여 명의 스님들이 예불을 마치면 법당 문 앞에서 줄을 차례로 맞추어 다시 본방으로 이동을 하는데 길을 가다가 혼자만 새벽하늘에 넋이 빠져 머-엉하니 서 있다가 행렬이 끊어져 버리는 일들이 다반사였지요.

내 뒤의 스님은 그런 저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했지요.

자칫하면 도미노처럼 밀려 부딪히거든요.

저 때문에 줄이 끊어져 우리 반 스님들 단체 참회도 많이도 했었지요.

더군다나 대적광전을 오르내리는 계단에서 별에 넋이 나가 발을 헛디뎌 벌어진 그 참상은 오랫동안 구전되어질 것입니다.

대중방에서 저는 거의 매일 참회를 했었습니다.

남들 앉아서 공부할 때 방 한가운데 마련된 법단에다 공개참회를 하는데 전 단골손님이었지요.

물론 잘못도 많이 했었지만… 딱히 벌받을 일도 아님에도 상반 스님이 아랫반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만으로또는 우리 반 반장이 자체적으로 참회하는 모습을 윗반 스님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구실로… 제일 나이가 어리고 다리가 튼튼한 저는 매일같이 참회의 본보기가 되었지요.

그 당시 그런 일들이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울기도 많이 했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인욕하고 정진하는 것들의 근성을 키울 수 있었던 좋은 공부였음을… 그리고 지금과 같이 보통사람 2배나 되는 튼튼한 다리근육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모두 참회를 내려 준 스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참회는 보통 108배가 기본인데 어떤 때에는 1000배 또는 공양시간 때까지 무한정으로 할 때도 있습니다.

따끈따끈한 대중방에서 땀으로 흠뻑 젖은 가사, 장삼을 추스리며 오랜 시간 절을 하면 갈증도 나고 몸이 후끈거려 극도의 인욕을 요구하는데… 나는 그럴 때마다 마음으로 바람을 부른답니다.

“바람아 불어다오, 바람아 한줄기 바람이라도 좋으니 어서 내게로 와 주지 않으련…” 꽉 막힌 대중방에 바람이 들어오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그런 공간에서, 나의 바람은 문틈으로, 조금 열린 창문을 통해 차가운 냉기를 품고 내게 다가옵니다. 마법과도 같이… 나의 참회를 거들어 준 바람이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뜨거운 내 몸 위로 밀려드는 그 상쾌함을 그 고마움을 나는 잊을 수 없습니다.

내 마음과 함께 대답해 주는 바람의 우정을…

나는 기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