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의 봉발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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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의 얼과 멋 - 여연
1992년 01월 119호
봉발대奉鉢臺라고도 하는 봉발탑奉鉢塔은 절 집안의 대중들에게조차 생소한 이름이기가 쉽다. 승가와 함께 장구한 역사를 지켜 왔건만 그리 흔치도 않아 대하기도 힘들거니와, 다른 탑이나 석등, 부도 들이 오늘날에도 사원 신앙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과는 달리, 봉발탑은 사원의 일상 언저리에서 어느 사이엔가 멀어진 까닭이다.
봉발탑은 우리나라의 모든 사찰을 통틀어 몇 개 되지 않는다. 여기에 소개한 봉발탑은 통도사 대명광전 뒷쪽에 있는 용화전 앞뜰에 있는 것으로서, 현재불이 다한 뒤에 미래세에 출현하실 미륵불에게 공양을 올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미륵불은 석가모니 부처님 뒤에 중생의 고통을 덜기 위해 출현하실 미래불이다. 부처님의 상수 제자인 가섭존자가 석가여래의 발우와 가사를 가지고 인도의 계족산에서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가 미래에 성도할 미륵불을 기다린다고 한다. 그 가섭존자가 미륵불에게 바치는 발우를 상징하는 통도사 봉발탑은 화강석으로 발우 모양을 조각한 석조물인데, 미륵불이 출현할 곳이 용화 회상의 용화수龍華樹 밑이기 때문에 용화전 앞에 안치한 것이다.
통도사 봉발탑은 보물 제47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모양이 정교하고 특이하다. 연화대 위에 돌기둥을 세우고 다시 그 위에 연화대를 놓았으며, 그 연화대가 육중한 발우를 받치고 있다. 발우는 투박한 주발 모양을 하고 있으며 뚜껑이 있다. 전체의 높이는 2미터 30센티미터쯤 된다.
하늘을 우러르며 갓 피어난 연꽃 잎이 가득 새겨진 연화대, 그 연꽃떨기 갈라진 한 잎 한 잎에서 미래 중생들의 아픔을 덜기 위한 미륵불의 사랑과 그 향기가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