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목차보기

다비장에 불이 사위었는지 밤새 산 너머로 피어오르던 연기 그치고 홍제암 담 너머 미나리 밭 봄햇살 가득 나린다. 정녕 새 한 마리 지나간 허공뿐일까 장례 행렬 휘날리는 만장 사이로 휘뜩휘뜩 얼비치는 하늘 눈 아리는 아득한 푸르름의 끝 그 무엇의 자취인 듯 눈물로 아련해 온다. 노승이 뒷짐지고 포행하던 암자의 적요로운 마당에 비바람으로 날아간 비석의 사연을 두런두런 나린다. 홍제암 담 너머 미나리밭 봄 햇살들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