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붉은 꽃을 보았다.
피를 토하는 것같이 붉었다.
감은 눈으로 굽이치는 세월
꽃길을 보고도 차마 갈 수 없어
발길을 돌리던 죄책의 시간들
아. 이 땅의 누구인들 쉽게
휘파람 불며 꽃길을 갈 수 있으랴
세월은 여전히 슬픈 안개로
피어나 꽃길을 막고 꽃들이
혼들릴 때 마다 늑골을 울리던
울음소리
5월. 꽃들은 피었는데
꽃은 피어 이 강산 봄은 말하는데
부릅떠도 자꾸만 흐려지는
눈망울에 차마
그 꽃길 갈 수 없었다.
사진/주명덕
글/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