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령
대부분의 사람은
내 문제에 파묻혀 주변을 잊고 산다.
길에서 종종걸음을 치다가
자선냄비 앞에서 댕그랑 울리는 종소리에 퍼뜩 정신이 든다.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경책이다.
걸음을 멈추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주섬주섬 지갑을 확인한다.
그 옛날 당나라 때 보화(普化) 존자는
밤낮 사방으로 다니면서 거리에서 요령을 흔들었다.
그리고 게송을 통해 저잣거리 사람들이 늘 깨어있길 주문했다.
밝은 것이 오면 밝은 것으로 치고(明頭來 明頭打)
어두운 것이 오면 어두운 것으로 치며(暗頭來 暗頭打)
사방팔면에서 오면 회오리 바람으로 치고(四方八面來 旋風打)
허공 속에서 오면 도리깨로 친다(虛空裏來 連架打)
매몰된 일상 속에서도 가끔 귀를 열어 두어야겠다.
바람이 만들어 내는 풍경소리가 내면의 영혼을 일깨우고
손에서 울리는 요령 소리는 지혜의 눈을 열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