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살아도 아직
잔물결 하나 짓지 못하는
낯설음이 길처럼 길게 뻗어 있다
해저 깊은 곳에 발 디디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오기가 가슴
한 켠에 비수처럼 자라고 있다
새 한 마리 날아와 날개 짓 하며
떠날 때마다 바다를 박차고 올라
하늘 높이 비상하고 싶은 꿈들이여
물살을 가르지 않아도 해면 위를
사뿐히 걸어오는 햇살처럼 누군가의
가슴에 자욱 남기지 않는
따뜻함을 전하고 싶었는데
남저음의 긴 울음만이 바다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