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은 시간과 동행한다
천 년의 세월이 풍화하다 마침내
바람이 된 자리
한줌 마른풀만이 흔들리고 있다
내가 걸어온 시간이 다시
바람이 된다.
귀 기울이면 바람의 노래만이 들리고
과보만큼 윤회하는 시간의 자리에서
켜켜히 쌓인 업보가 그려가는
선율은 애처롭다.
욕락을 버려라.
임제도 할에도
덕산의 방에도
욕락은 시간을 끌고
윤회의 수레를 굴리고 있다.
누구였을까.
욕락을 모두 버리고
저 계단을 올라
윤회를 벗어난 이.
이들의 이름을 호로이 부르며
윤회의 시간 속을 나는
돌고 있을 뿐이다.
사진/주명덕 • 글/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