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천이백오실팔 장의 대장경 목판들이
창망한 동해 아침 바다에
금빛 언어로 출렁거리다
검푸른 파도 속으로 자맥질하며 사라지곤 한다.
팔만천이백오십팔 장의 대장정 목판들이
참다운 말의 가뭄이 든 하늘에
검붉은 갈기의 천둥으로
두어 번 으르릉거리다 사라지곤 한다.
팔만천이백오십팔 장의 대장경 목판들이
봄날 가야산 홍류계곡
만개한 꽃들처럼 시름에 겨워하다 사라지곤 한다.
그 분의 말씀따라 사십구 년 설하였거늘
한 말씀도 한 바 없다 하듯이.
사진/ 주명덕
글/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