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어서 와
그대 사나운 달음질
썩어 차마 없어지지는 못한
얼띤 나에게 발길질 하여
말 뒷굽에 채여 나뒹굴 듯
흙탕에 곤두박혀 민망스러워지고 싶어
살아 있으나 죽은 비석보다
더 무거운 적막에 빠진 내 몸인 걸
와, 어서와
이 나라 치욕의 들판을 휩쓸며
봄 햇살로 채찍 삼아
싯퍼런 반골의 잡초로
와, 어서 와
눈물겹도록 간절한 이 봄의 끝자리
겨우내 고여 썩은 개울들을
건너뛰어 성난 물결을 이루는
보리밭으로
보리밭의 청정한 하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