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발자욱 소리도 없이
시간의 문턱을 넘는다
가벼운 세월은
번뇌의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늙음의 한숨에도 머물지 않고
마른 땅의 비가에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저만치 앞서가는 세월.
뒤에 남은 자 세월의 걸음을
좇지도 못하고
쓰러져 갈 때도 세월은
상큼한 미소로 영원의 고지를
향하여 가볍게 가볍게 간다.
좇을 일이 아니다.
둔탁한 걸음과 더딘 한숨으로는
세월의 걸음을 좇을 일 아니다.
가는 세월은 저만 가게 하고
남은 자는 여기 남아
눈송이 같은 기억의 고지에 올라
영원을 향해 소리쳐 볼 일이다.
사진/주명덕
글/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