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개울 곁
숲이 건네는 밀어는 안개다
그 속에서 건너다보는 세상은
거칠지도 위급하지도 않다
차라리 야윈 어깨를 보이며
더디게 흘러가는 강물과도 같다
빛 바랜 절집 기둥에 기대어 서면
이 세상 모든 이야기는
눈물의 샘이 된다
가난하게 투명한 그 물에 손을 담그면
살아온 날들이 수줍게 수줍게 발을 옮기며
안개 속으로 제 모습을 숨긴다
살아 귀를 씻고 손을 닦아
두 손 가득 안개를 퍼올려
그대와 나 사이에 모종할 수 있다면
마른 뜨락 어느 곳에도 꽃은 피리라
글/ 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