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안다
큰산 남저음 목청의 의미와
풀뿌리 여린 가슴의 애뜻한 사연을
돌부리를 만나면 돌아가고
마른 땅을 만나면 적셔주며
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
부딪쳐도 깨어지지 않고
눈을 감아도 가야 할 곳 잊지 않는
물질의 가슴에 손을 담그면
흐르지 못한 한 생애가
손사래에 여울지며 휘돈다
부딪치면 깨어지고
깨어지면 넘어지는
이 아픈 혼돈의 시간이여
물처럼 흐르는 세월 속에서
흐르지 못한 사람들의 자리에
컴컴한 어둠만이 밀려올 뿐
물의 끝자리 바다에는
물길을 따라온 모든 것들이
즐거이 해산解産을 하는데
사람의 끝자리 멋없다 소리치는
바람만 분다
사진/주명덕
글/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