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 미꾸라지들은 서럽다
천둥치던 날 먹구름을 휘감고
승천하는 용을 보며 온 동네가 떠들썩 했음을
서낭당 당산나무와 같이 보낸 세월
하늘로 올라간 수많은 용들이
썩은 개천에 금빛 곤룡포를 적시지도
화창한 봄날로 오지도 않는다는 것을
되레 뒷산 계곡 날 꽃이 하는 것
마냥 이무기 웅웅 우는 소리처럼
음모로 오슬오슬 떨게 할 뿐이 땅의 역사가 그렇듯
방방 곡곡 개천에 용들이 그렇듯
뻘탕에 미꾸라지들은 슬프다
왕소금에 흰 거품 토하며 자지러지도록
신화는 개천의 염원일까
모두의 현실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끓고 있는 양은 솥 속에서 뼈가 무르익도록
곰삭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