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목욕 재계한 가을이로다.
하. 이제 애꿇는 먼 산들이 무너져 내리고
하늘에 박힌 별들마저도
컹컹 짖는 개ㅣ이빨에 어둠과 함께 뜯기는 한조각 뼈다귀일뿐
그대들 처절했던 분노의 피 그늘을
애잔한 가을 햇살 속 그리움으로 물결 이루노니
그러나 오롯이 잊지는 말아야 하리
이 눈물겨운 대열 속에 수숫대로 서걱거리는 넋들을, 자유의 혼을
붉게 타들어가는 고추처럼
맵고 단단히 여물어가야 하느니
짙푸른 강과 속으로 속으로 아린 씨앗인 채로
사진작가/ 주명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