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파른 대웅전 지붕 기와를 달구고
낙차 큰 처마에서 떨어져
돌계단에 부서지는 여름 땡볕 붉고 뜨겁고
젊은 강원승들의 요란한 독경 소리들을
말려 버린 지 이미 한나절
넓은 마당
오층석탑 뎅그마니
촛농처럼 녹고 있다.
뜨거운 햇빛일수록 더 짙은 그늘 쏟고 있는
목을 치켜 올려다 보아야 끝이 가늠되는
학사대 쪽 나무 한 그루
그 담장 너머 외나무 다리 밑을 가르는 물소리
그것들의 폭압과 버팀
자칫 놓치기 십상인
저울 눈금 같은 풍경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