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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입문자를 위한 경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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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본각 1996년 10월 176호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삶의 좌표를 삼고자 하는 사람은 , 경, 율, 논 삼장으로 수행의 지침서를 삼고 계, 정, 혜, 삼학으로서 실천의 법도를 삼아야 한다.
여기에서 경, 율, 논 삼장이라 함은 곧 부처님이 설하신 경전과 불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과 경전의 주석서 내지는 해설서인 논論을 삼장 이라고 하는 것이다.
오계五戒 등의 계율을 지켜서 바른 생활을 해나가고 , 일상생활 속에 자기를 심화시키는 선정을 지속시켜 나아가며, 바른 생활과 선정의 지속에 의해서 지혜로움 곧 깨달음을 체득하는 것을 계, 정, 혜 삼학을 실천하는 삶이라고 한다.
불자들이 불교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 삼장과 삼학이 핵심이 됨은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삼학의 실천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능한 한 많이 알아야 하는데 , 그 가르침이란 바로 경전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불교입문자가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불교에서 흔히 팔만대장경이라고 하는 수많은 경전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음이다.
경전을 읽으려고 마음을 내었다가 선택하는 과정에서 불자들은 현기증을 느끼게 되고 만다. 그래서 불교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불자들이 읽어야 할 중요한 경전들을 가려 뽑아서 단편적이나마 그 내용을 제시한다.
첫 번째 깊은 성찰 속에 자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읽어야 할 경전은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아타」「법구경」「아함경」 등이 있다.
「숫타니파아타」나「법구경」은 운문으로 된 시구의 형식으로 「빠리성전」의 소부경전에 속하는 것이다.
짧은 글귀에 담긴 거룩한 말씀은 부처님과의 삼천 년에 가까운 시공을 초월해서 지금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의 말씀을 전한다.
그 중의 몇구절을 읽어 보기로 하자.

자기를 자랑하고
남을 경멸하며 자만심으로
비굴해진 자
이를 나는 천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남을 고뇌 속에 몰아넣고
욕심 많고 인색하고
덕이 없으면서
존경을 받으려 하고
부끄러움이 없으면
이를 나는 천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며
태어날 때부터
존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행위에 의하여
천한 사람도 되며
스스로의 행위에 의하여
존귀한 사람도 된다
올바른 믿음이 인간에게는
최상의 부이며
덕행이 돈독한 사람에게는
안락이 찾아온다.
참다움이 맛 중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맛이며
지혜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최고의 삶이다
숫타니파아타

자신에 의하여
악을 스스로 행하고 그 과보도
스스로 받으며
자신에 의하여
선을 스스로 행하고 그 과보도
스스로 받는다.
악을 행하고 선을 행함은
모든 것이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하여
선과 악을 행하거나
과보를 받지 못한다
법구경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많은 일에 수 없는 사람들과 부닥치고 시시비비를 나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해 버리는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초기경전은 스스로의 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도 되고 존귀한 사람도 될 수 있음을 누누이 깨우쳐 주고 있다.
밖으로만 향하던 우리의 시야를 안으로 향하게 하고 남만을 탓하던
나쁜 버릇을 고쳐서 스스로의 책임 아래 인과의 법칙이 벌어지고 있음을 간결하게 가르치고 있다.
「아함경」은 Agama의 음사로서 그 뜻은 \'전승되어온 성전聖典\' 이라는 뜻이다.
「아함경」은 하나의 단일 경전이 아니라 수천 개 경전의 집성이며, 짧은 경전들 속에는 부처님의 제자들을 향한 소박한 가르침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종류로는 「장아함경」「중아함경」 「잡아함경」 「중일아함경」
의 네 가지로 편성되어 있고, 「한글대장경」에 번역되어 있으므로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불자는「아함경」속에서 언제나 간곡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만날 수 있다.
다음, 우리의 신행생활의 중요한 전환점은 새로운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다.
이는 현상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체의 소유욕이나 집착심을 뛰어넘어서 참다운 삶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곧 최고의 깨달음의 세계에 우리
스스로를 이끌어 가는 작업인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하여 제시된 경전이 「대반야경」600부이며 반야부를
대표하는 경전으로 「금강경」「반야심경」이 있다.
이 두 경전은 우리가 사물을 볼 때 참모습을 바르게 보지 못하는 잘못된 관점을 공空이라는 창문을 거치게 함으로써 바른 가치관을 갖게 하며 집착심으로 뒤엉킨 우리의 삶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아가게 가르치고 있다.
「반야심경」의 \'관자재보살이 높은 지혜의 완성을 이루어서 나와 현상과 일체 모든 것이 공하여 집착할 바가 없음을 깊이 관찰하고 비로서 모든 괴로움의 바다를 건너 갔나니라\' 라고 하는 경구를 외울 때 괴로움을 여의는 간절한 가르침이 바로 우리 곁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간절한 가르침을 가치있게 받아들여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데 있다. 「반야경」의 공의 실천은 전도된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일인 것이다.
다음, 많은 정토淨土 경전을 통하여 괴로움에 허덕이는 뭇 생명들에게 이상세계를 건설하여 희망을 안겨주는 경전들을 볼 수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무량수경」「관무량수경」「아미타경」이다.
이것을 「정토삼부경」이라 한다. 아미타불이 본원력으로 극락세계를 세우고 죄업으로 괴로움에 빠진 중생들이 아미타불을 염함으로서 그 공덕으로 극락세계에 태어나서 최상의 행복을 누리게 된다는 원으로 충만된 경전인 것이다. 괴로움의 바다에서 허덕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아미타불을 염하는 우리의 마음이 지고지순해서 바로 극락세계인
무량광(amitabha), 무량수명(amitayus)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는 것이다.
「무량수경」의 법장 비구의 48원 속에 이미 우리 모두는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서 극락에 인도된다는 것이 약속되어 있음을 진실로 믿고 불자로서의 커다란 긍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관무량수경」에서는 극락에 이르는 방법으로 16관법이 제시되어 있는데, 특히 상, 중, 하의 중생들이 각각 세 단계로 선근 공덕을 쌓아서 극락에 왕생됨을 설하고 있다.
이 모두는 고통에 허덕이는 사바 세계의 중생들에게 큰 희망으로서 다가오는 가르침인 것이다.
이는 아미타불의 본원력을 믿고 왕생을 발원하는 모든 이가 아미타불만을 신념信念하는 단순한 신행에 의해서 쉽게 성취될 수 있다고 하는데에 더욱 큰 매력을 느끼게 한다.
다음, 자기만의 구원이나 안락에 만족하지 않고 일체중생을 구원하겠다고 하는 큰 서원으로 충만된 대승경전들을 접하게 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큰 바다와 같아서 수많은 대승 경전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대표적인 경전으로 「화엄경」과 「법화경」을 든다.
그러나 필자는 재가불자의 입문을 위한 경전 선택이라는 것은 감안하여 재가 거사가 주인공인「유마경」과 재가 여성이 주인공인「승만경」을 추천한다. 「유마경」은 \'유마\'라는 거사가 처자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청정행을 닦는 데 게으르지 아니하였고, 가난한 이에게는 재물을 보시하고 나쁜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참다운 가르침을 일러 주는 일에 힘을 아끼지 아니하였다.
그리고 모든 생명에 대한 자비의 실천은 곧 \'중생이 병들어 아프면 나 또한 아프다\'라는 경전의 말씀이 잘 나타내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집착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어디에도 치우침이 없는 보살행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을 입불이入不二의 법문이라고 한다.
경전의 중요한 부분을 보자.
보살은 공空한 이치를 잘 알면서도 덕 쌓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아니하며 무상無想의 이치를 잘 알면서도 모든 사람들을 해탈시키고자 마음을 다하며 무원無願의 이치를 잘 알면서도 결심한대로 굳이 윤회의 세 계에 몸을 나타내며 애써 짓고자 하지 아니하면서도 온갖 선근을 끊임없이 짓는 것이 바로 보살의 행이다. 공이니 무상이니 무원이니 하는 것을 나누어 분별하지만, 공한 것에는 아무런 상도 없으며 상이 없는 것에는 원도 또한 없나니 원이 없는 것에는 마음도 생각도 의식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하나의 해탈문을 통하여 모든 해탈문을 보는 그것이 바로 둘이 아닌 세계(不二)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유마경, 보살문질품 및 입불이법문품)
「유마경」이 가르치고 있는 보살행은 모든 생명을 위하여 보살은
끝없이 선행善行을 실천에 옮기되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는 그 마음까지 잊어버리는, 공을 바탕으로 하여 일체를 건설해 나감을 주장하고 있는 가르침이다.
불교는 수많은 경전을 가지고 있고 모든 이들에게 그들의 수준에 맞는 가르침을 던져 주고 있다.
가르침의 경전이 많은 것은 창고에 곡식이 가득한 것처럼 풍요로워서 좋다.
많은 경전을 통하여 가르침의 바다에 노닐라면 부처님의 무량한 광대원을 깨닫게 된다. 삭막한 현대 사회에 부처님말씀을 전하는 경전은 우리에게 단비를 내려주고 있음을 잊지 말고 일생을 통한 신행 생활 속에 많은 경전을 읽을 수 있도록 원을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