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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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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해인사 개산 1,200년 - 지산 1996년 08월 174호
중국 제齊나라 때의 일이다. ‘돈’ 에 몹시도 욕심을 내는 어떤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정갈하게 옷을 차려입고 시가지로 들어갔다. 지나가다 문득, 금은방 문 앞에 걸음이 저절로 멎었다. 순식간에, 침입하자마다 닥치는 대로 금은 보화를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두 손에 움켜쥐고서 정신 없이 도망쳤다. 금은방 주인은 물론이고, 오고가던 길가의 많은사람 들이 두눈이 휘둥그레지며 어리둥절 할수 밖에 없었다. 얼마 못 가서 당연히 사람들에게 붙들렸다.
조사관이 심문했다.“사람들이 모두 보고 있는데, 무슨 똥 배짱으로 도둑질을 했소?’
“예? 내 눈에는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온통 금붙이 만 보이던데요?
------이를 빗대어, 법구경은 노래한다 .
“황금이 비처럼 쏟아질지라도 욕심을 다 채울 수는 없네. 욕심에는 짧은 쾌락과 긴 고통이 따른다네’
요즘, 가야산 산러히에 27홀 48만명의 골프장이 들어선답시고 난리 굿이 벌어졌다. 경상북도 성주군에서는 골프장 건설로 인한, 취득세와 등록세명목으로 세수익 50억 원 가량의 지방재정이 굴러온다고 좋아라 하고, (주)가야개발 사업자는 수백억 원의 이익금으로 지역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겠다고 떠 벌인다.
“돈’이라는 무소불능의 괴물은 사람들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반면에, 너무도 소중한 것 들을 앗아간다. 태산같이 높이 솟은 삼풍백화점이 실바람 미풍에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콰앙! 난데 없는 한밤중의 도깨비 같은 도시가스 폭발로, 택시와 버스들이 허공으로 솟구쳐 파편으로 찢겨진다. 주객이 완전히 전도된 사회에서는 우리가 날마다 독송하는 반야심경의‘원리전도몽상’은 공염불로 끝날 수밖에 없다.
가야산 상봉은 해발1430미터이다. 해인사는 700미터 그리고 골프장 승인 지역은 산 능성이 하나를 두고 600미터의 고지에 위치한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은20개이고, 그 가운데 에서도 가야산 국립공원은 규모가 가장 작은편 에 속한다. 더욱이 경남에서는 유일한 국립공원이라고 할수 있다. 물론 지리산이 얼마쯤 경남에 속한 부분도 없지 않다.
이러한 가야산 국립공원 내에 회원제 골프장 48만 명이 들어서고, 이어서 150만 평 가량의 위락시설이 들어선다면, 더 이상 가야산을 ‘국립공원’이라고 명명할 필요가 없다. 국립공원은 희귀한 동, 식물이 서식하는 곳이고, 우리나라의 풍경을 대표 할만한 수려한 자연 풍경지를 가리키며, 국민 모두가 \"평등하게\" 자연의 혜택을 누릴수 있는 곳을 말한다. 곧, 자연의 ‘최후의 보루’ 이자 지연의 최후의 피난처’이다. 그런 까닭에,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국립공원을 .국민의 자연교육 학습장’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하고, 국립공원 내 사유지는 국유지로 차츰 매입하여 자손 대대로 보존하고자 심혈을 기울인다. 우리나라 처렴, 자연보존하자고 ‘국립공원’을 지정한뒤 다시 골프장사업계획을 숭인하여 산 허리를 무참히’도 깎아내고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앞뒤가 뒤틀린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특히, 가야산국립공원 내에는 해인사가 있다. 해인사. 100여 개의 말사를 비롯하여, 가야산 국립공원 내에는 15개의 산내 암자와4개의 선원(비구선원 1개, 비구니 선원 3개), 율원 1개,
강원 1개 둥 500여 숭려 대중이 정진하고 있는 한국불교최대의 도량이다. 800여 년 전 몽고국을 물리치고자, 전국민의 일념이 총화되어 조성된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으며 1995년 12월 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 부산으로 등록되어,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인정 받기도 하였다. 가야산 해인사의 휘황찬란한 경력은 접어두고..., 나는 얼마전, 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라두세 번 되풀이하여 읽은 대목이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 영구보존위원회의 어느 전문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본부에 상정한 논문 보고서였다. 인간의 호홉에 따른 이산화탄소에 의해 피라미드가 점차적으로 미세하게 부식 될 우려가 있음으로, 피라미드 내에 관람객 수를 줄여야 한다는 골자의 내용이었다.
주시하다시피,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장경각은 남쪽의 수다라장과 북쪽의 법보전의 창툴 구조(서로 대칭되어있음)나 밑바닥(숨, 횟기루, 찰흙 둥섞음)을 볼 때, 그 주변 일대의 공기,기후, 통풍, 습도 둥과 매우 밀접한 관계임을 알수 있다. 대장경판을 연구보존하기 위한 선조들의 치밀한 노력과 지혜 앞에 그저 숙연해질 따름이다. 48만 평의 연간 농약 살포량은 7.5
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것은 농업의 6배, 산림용의 23배이며 종류는 69종이고, 그 가운데 맹독성은9종이 된다. 산능선이 하나를 두고 위치한 장경각에 바람의 기류를 타고 흘러들어온 농약 입자가 대장경판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있다.
또, 잔디보호 유지를 위한 l일 용수량은 l,200톤이다. 엄청난 물 사용을 위해 지하수 개발을 할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산 건너편 장경각과 해인사 쪽 에 상대적으로 물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건조하다는 것은, 대장경판의 균열, 곧 갈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가장 걱정하는 ‘대장경보존과학화 의 이태녕 박사님은 각 중앙관련부서와 문화재관리국에 공문 발송을 하여, 전문가의 견해를 피력할 예정이다.
그리고, 기후조절에 아주 중요한 역혈을 담당하는 것은 삼림이다. 삼림은 공기 가운데 습도를 조절하며, 단위 면적당 수증기 생산량은 바다보다 두 배쯤 크다고 한다. 가야산산허리에 나무와 풀들이 포크레인 삽날에 처참히 죽어가고, 농약을 먹고 사는 수입용 잔디만이 독야청청하게 된다.
건조하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는 천연적인 현재의 조건을 변화시키는,가야산 해인골프장 사업계획은 마땅히 전면 백지화 되어야만 하겠다. 해인사 옆에 해인골프장이라, 이름도 같잖다. 한국 불교의 전부라고 할만큼, 그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해인사의 옆구리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사찰 옆에는 골프장’ 및 위락시설이 건설된다는 것은 기정 사
실이다. 해인사가 수도 도량으로서의 이미지가 말살된다는 것은 한국 불교 의 몰락과 둥치된다.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바로 지금은, 한국 불교 존립의 위기이대라고. 뿐만 아니라, 팔만대장경이 유네스코에 등록된 사실을 오히려, 현세대는 물론 이거니와 우리의 후손들은 국가적 수치로 여기게 될 것이다. 지난해, 사교반 말기에 「원각경」을 신심나게 배운 기억이 있다. 참선이나 염불수행을 수십 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를 깨치지 못하였다면. 속세의 업장이 두터운 줄 알아서 ‘업장 소멸기도’를 해야 한다는, 그 말씀이 어찌나 내 심장에 파고
드는지 지금도 새롭다.
「원각경」은 친절하게 계속 말한다. 업장소멸기도를 위해선, 첫째 ‘적정처”를 찾아가야 한다고, 그리고 그곳에서 3일이든7일이든 며칠이든 날짜를 정하여서 일심으로 기도하라고
권장한다. 때가 덮힌 거울이 깨끗이 닦여지면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비추듯이, 업장이 녹아지면 저절로 도와 하나가 된다고 적정처는 곧, 수도도량이다. 21세기의 문턱에서 한국 불교는 무소불능의 “돈’괴물에게 잡아 먹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