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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훌라존자羅喉羅尊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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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실천자들 - 편집실 1999년 05월 207호
진리를 찾는 이가 집을 나서 개울을 건너고 산을 오르니 이를 실천하는 이의 바른 법이 그 곳에 있기 때문이다. 번거로운 곳을 피하여 자신의 눈을 밝혀 세간 중생의 마음을 바르게 이끄는 것이 보살의 출가이다. 몸은 비록 산속에 있으나 번거로운 마음이 시정을 헤매고 있는 것은 중생의 출가가 그와 같기 때문이며, 세속에 있으나 마음속의 오욕락五慾樂을 끊고 고요한 가운데 관觀하는 것이 보살의 위치이다. 보살의 출가는 아무런 이익과 공덕을 따지지 않으며 오직 중생을 위한 고요함이 있을 뿐이다.

“저에게 물려 줄 재산을 주십시오.”

열 두살의 라훌라가 아버지인 석가모니를 만나서 한 첫마디이다. 이 밀에 석가모니는 아이의 손목을 잡고 나가 사리불존자에게 라훌라의 출가를 명하였다.
교단의 첫번째 사미가 된 라훌라는 부처님의 열 제자 가운데 밀행제일密行第一로 이름이 높다. 밀행이라 함은 비구의 계율을 낱낱이 지켜 은밀하게 행하는 것을 말한다. 비록 조용히 자신의 할 바를 지키고자 하지만 그 향기는 모르는 사이에 중생에게 전해진다. 열 두살의 어린 사미인 라훌라가 지신의 아버지가 석가세존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두었다면 스스로 낮추고 참아 진리를 지키는 아름다운 광경이 어찌 가능하였을 것인가. 석가세존이 장애障碍의 의미로 이들의 이름을 지었다 하나 이미 라훌라는 그 의미를 뛰어넘고 있다. 세존이 아들에게 전하고자 한 보리도량菩提道場의 무진장한 보배는 라훌라의 행行을 통하여 어리석은 중생에게 아름다운 향기로 그 마음을 단속케 한다.

보살이 일체一切의 세간世間을 떠남은 바르게 세상과 만나고자 함이다. 출세간出世間의 마지막은 세간의 입구와 맞닿아 있다. 다만 세간과 출세간의 구분이 중생에게는 있고, 보실에게는 없을 뿐이다. 처음이니 마지막이니 하는 양극단을 보지 않는 것이 보살의 출가이며, 앙 극단의 구분 없이 자신의 마음을 바루어 중생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보살의 은밀한 행이다.

인간 몸 받아 진리를 듣기는 백천만겁을 통하여 한번 만나기 어려운 일이라 하였다. 때때로 우리는 미혹한 눈으로 이것을 하찮게 생각하지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