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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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의 얼과 멋 - 편집실
1996년 06월 172호
연꽃을 보면 처렴상정處染常淨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더러운 곳에 처해도 언제나 맑음을 잃지 않는다는 그 말에서 연꽃의 성품을 엿 볼 수 있다.
세상이 혼탁함으로 우리들도 그 세상의 기류에 물들어간다는 얘기는 연꽃을 대하고 있으면 얼마나 나약한 변명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런 세상의 변명 속에서 연꽃은 하나의 경이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일찍이 주무숙周茂叔은 「애련설愛運說」에서“내가 오직 연을 사랑함은 진흙 속에서 났지만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어도 요염하지 않으며 속이 소통하고 밖이 곧으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가 없다. 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으며 우푹 깨끗이 서 있는 품은 멀리서 볼 것이요 다붓하여 구경하지 않을 것이니 그러므로 연은 꽃 가운데 군지라 한다”고 하며 연꽃의 덕을 찬양하였다.
불가에서는 연꽃이 속세의 더러움 속에서 피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을 상정한다고 하여 극락세계를 표현하는 꽃으로 쓰고 있다. 이를테면 극락세계는 달리 부를 때 ‘연방\' 이라고 한다든지,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의 모습을 ‘연태\' 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연꽃을 볼 때마다 이 세상 사람들이 ‘연태\' 를 지니고 살기를 소망한다. 다툼이 없고 열반 사덕이 두루 갖추어진 극락세의 모습으로 우리가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일심이 청정하면 다심이 청정하다는 경구가 있다.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일 뿐이다. 세상을 탓하기 전에 연꽃과 같이 본디 맑은 우리의 성품으로 세상으로 맑히는 진정한 사랑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