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지루한 여름이었습니다.
절 집안 사람들은 이번 여름의 봉은사 사태 때문에서도 더욱 견디기 힘든 여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산 속에서, 저자 바닥에서 착실히 수행 정진에 땀 흘린 많은 스님과 신자들에 의해 결실의 가을 하늘이 빈 껍데기만은 아닐 것입니다.
해제를 하여 일주문을 나서 총총히 멀어지는 걸망을 맨 스님들의 뒷 모습을 가야산은 한층 가을의 긴 산그림자로 깊어지며 과연 ‘중’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책과 자성이 가을 하늘자락처럼 몰려 옵니다.
일주문을 나서는 스님들이여, 이렇듯 이마빼기를 휘감는 듯한 그 자성의 채찍을 잠시도 잊지는 마소서.
작년에 발족됐던 팔만대장경 보전 연구회가 이번 해제를 기해 소집된 산중 임회에서 정관이 통과됨에 따라 그에 따른 사업과 연구가 활발해질 것입니다.
이번 호로 “예토와 비유경”은 끝을 맺습니다. 지금까지 힘들여 써주신 김 현산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