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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여밀다(不如密多) 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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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등불을 이어온 이 땅의 스님들 - 편집실 1988년 09월 79호
존자는 남인도 득승왕(得勝王)의 태자로서 스승 바사사다에게 법을 전해 받았다. 뒤에 법을 전하기 위해 동인도에 갔다. 그 나라의 왕 견고(堅固)는 외도들의 스승인 장조범지(長瓜梵志)를 섬기고 있었다.
존자가 그 나라에 이르를 즈음 흰 서기가 궁궐 하늘에 나타났다. 왕은 그 까닭을 범지에게 물었다. 범지는 그 서기가 존자의 내왕을 나타내는 정조임을 알고는, 왕의 마음이 불법으로 옮길까 걱정이 되어 꾸며 대답했다. “악마가 나타날 장조입니다. 무슨 상서가 있겠읍니까” 그러고는 자기의 무리를 모아 놓고 의논하였다. “불여멀다가 여기에 온다면 누가 그를 꺾겠는가.” 제자들이 모두 말했다. “저희들에겐 제각기 주술에 있어 천지를 움직이고 물•불에 들어가는데 무엇에 근심이 되겠읍니까.” 마침내 존자가 왕에게로 갔다. 왕이 말했다. “대사는 무엇하러 왔는가.” 존자가 대답했다. “중생을 제도하려 합니다.” “어떤 법으로 제도하시겠소.” “중생 각자에 맞는 법으로 제도합니다.” 이 때에 범지가 요술로써 큰산을 옮기어 존자의 머리 위에 얹어 놓았다. 그러나 존자가 손가락으로 그 머리 위의 산을 가리키니 갑자기 외도들의 머리 위로 옮겨 갔다. 범지의 제자들은 곧바로 존자에게 귀의하여 존자의 제자들이 되었다.
존자는 왕에게 바른 법을 일깨워 주며 많은 이들을 교화했다. 뒤에 반야다라(般若多羅)라는 총명한 동자에게 법을 전해주며 게송으로 말했다.
참 성품이 마음 경지에 숨으니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건만
인연에 따라 중생을 교화하기에
방편으로 지혜라 한다
그리고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열반에 드시니, 삼매의 불이 일어 스스로 태웠다. 왕과 많은 불제자들이 사리를 거두어 탑을 세웠다. 이는 곧 동진(東晋) 효무채(孝武帝) 태원(太元) 십삼년 무자(戊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