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흥위원회 구성
공개적으로 불교대중의 중지를 모아서 이들이 참여한 가운데 불교방송국을 건립하자는 여론이 많은 가운데 조계종은 지난 3월 28, 29 양일간에 걸쳐 제92회 임시중앙총회를 개최했다. 이 총회에서는 종헌, 종법 개정, 중앙종회의원 선거법 못지 않게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불교회관 건립 빛 불교방송국 설립추진 그리고 불교병원 건립등 불교 중흥의 건과 분규 사찰 처리의 건 등이 논의됐다.
이 결과 종헌은 총무원장 중심제로 개정되고 종회의원은 직선 48명 간선 27명을 뽑기로 하는 한편, 불교 중흥의 건과 분규 사찰 처리의 건은 안건의 연관성을 인정하여 ‘불교 중흥 추진위원회’ 11인을 구성하여 전권을 위임하기로 하였다. 다만 재산을 처분할 경우에는 반드시 중앙종회의 승인을 받기로 했다. 이날 뽑힌 11인은 중앙종회 의장단 3인, 총무원에서 총무원장과 재무부장, 그리고 진경, 종하, 능혜, 정대, 밀운, 향봉 스님 등이다.
설립 허가는 기정 사실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준비를 차분하면서도 신속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 속에서 그때서야 겨우 종단 최고 책임자선이 정해진 것이다. 그러나 사실 11인위원회의 활동이 얼마나 원만하게 진행될 것인지는 미지수로 생각했었다. 지난 종회에서도 나타났듯이 지금 종단은 종권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 비록 종회의 승인사항으로 하긴 했으나 재원을 마련하는 방편으로 채택한 태고종과의 분규 사찰 정리를 둘러싼 이권 다툼이 심상치 않으리라는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신문 창간과 방송국 설립 기본 방향
작년 하반기부터 불교인 65명을 포함하여 총 3천여명이 발기하고 국민 주식으로 50억원의 기금을 마련하는 등으로 세계사에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신문사 건립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의 주목을 끌어 온 「한겨레신문」여 지난 5월 15일 창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같은 날짜로 가톨릭의 「평화신문」이 주간신문으로 발간되어 가판되고 있는 요즈음은 우리 불교방송국의 건립에 대한 궁금증이 더하여 진다. 불교계에서도 「법보신문」(발행인 월산)이 지난 5월 16일자로 창간되었다. 그러나 기존의 「불교신문」, 「주간불교」 등과 커다란 차이점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우선 요즈음 창간되는 신문이 가로쓰기엔 반면 법보 신문은 기존 신문과 마찬가지로 세로쓰기이며, 주간, 주필, 편집국장 등의 인선이 기존 신문사에 있던 분들인 것등도 신선한 감을 못 주고 있다. 또한, 대상이 주로 불교인이며, 내용도 종교(불교)에 치중한 것 등이 큰 특색을 못찾게 하는 요인이 아닌가 한다.
불교방송국 건립은 그 자체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높다. 이는 기존의 종단이나 대부분의 불교관계 기관이 친정부적 처신을 해온데 대한 염려이다. 또한 지금 그 준비가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못함은 몇 사람에 의한 전횡 때문이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다. 불교방송국은 영리 추구의 상업주의와 어용적 성격의 방송이 되지 말아야 함을 가장 기본으로 해야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모든 국민과 불교인이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며, 그동안의 기대감과 성원은 분노와 외면으로 변할 것이다. 이는 새로운 신문 창간에 대한 국민적 성원과 최근 불교계의 각성 정도에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불교방송국은 범불교인이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중지를 모아 건설함이 마땅하다. 이 길이 건강하고 신뢰받는 불교방송국을 설립하는 첩경이다.
방송국건립 6월에 활기 기대
현재 불교방송국 건립의 설립 허가는 시간 문제이며 그재원 염출을 둘러싸고 종권과 관련하여 잡음이 끊어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구체적인 준비는 허가가 난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착수될 것으로 보이며, 지금까지 「불교중흥추진 11인 위원회」를 제외하면 불교방송국 건립을 위해서 구체화된 것은 하나도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궁금한 것이 상설적으로 준비하는 실무진이 과연 있는지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까지의 상황은 우리 불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진전된 사항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누구에게나 불교방송국 건립이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심지어 불교신문은 3월이면 나올 것이라는 추측 보도가 있었다. 그래서 과연 허가가 나왔는지에 대한 여부가 궁금하기도 해서 필자는 전화를 통해 문공부 방송과에 문의해 보았다. 문공부 관계자에 의하면 지금까지 방송국 설립허가 신청이 모두 27건 들어왔으며, 이 중에서 불교와 가톨릭은 공약사항이기 때문에 반드시 허가가 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부가 신청에 대해서 언제까지 답변해 주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하는 관계자는 6월 말까지는 처리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AM방송의 허가는 불가능하므로 FM방송 계획서를 빨리 하나 더 내라고 귀띔한다. 참고로 가톨릭은 FM방송국 신청서만 냈다는 것이며, 기독교는 AM이 안되면 FM이라도 허가받기 위해서 두 개의 신청서를 냈다고 한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는 불교방송국 및 불교회관기공식을 봉은사에서 가질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는 기사가 난적이 있으며, 초파일이 끝나고 늦어도 6월중에는 기공식을 가질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이러한 소식들이 현실화된다면 6월에는 불교방송국 건립을 위한 준비가 상당하게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허가가 나오고 기공식만 한다고 해서 방송국이 설립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우기 기존 우리 종단이 안고 있는 병폐, 즉 종권과 이권 다툼이 이번 불교방송국 건립 및 불교병원, 불교회관 건립의 재원 염출과 깊게 맞물려 있어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은 앞에서 잠깐 지적 했었다.
부동산 매각과 방송국 재원 염출
불교방송국과 회관, 불교병원의 건립은 모든 불교인이 바라는 일이다. 또한, 1962년에 제정된 불재법에 의하여 법적으로는 조계종에 등록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태고종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른바 분규사찰 10개도 불재법이 폐지되고 전통사찰보존법이 발효되는 이 시점에서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불교계는 비구와 대처간에 사찰을 점유하기 위한 싸움이 격렬했음은 물론이고, 이것이 소승으로까지 전개되어 불교의 명예 실추는 말할 것도 없고 삼보의 재산이 엄청나게 탕진되어 왔다. 작년에 있었던 전남승주군의 선암사폭력사태는 아직도 세인의 기억에 남아 있으며, 현재도 소송 중에 있는 사찰이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전하는 바에 의하면 서울 봉원사 등 10개의 분규 사찰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부동산은 조계종이 갖고, 사찰은 지금대로 태고종이 갖도록 해서, 실리와 명분을 나누어 가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조계종은 이 부동산을 처분해서 불교방송국 및 불교회관, 불교병원을 지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태고종과 분규 사찰의 문제는 이렇게라도 해서 해결하는 것이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모를 만큼 항상 불씨를 안고있는 문제이므로 또다시 불교인과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해결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10개 사찰이 가지고 있다는 막대한 부동산의 처분이다. 시가로 따지면, 엄청난 액수라고 하는데 이를 방송국, 병원 건립 등의 미명하에 다 팔고나서 그 대부분의 돈이 어디로 갔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는 만들지 않아야한다. 70년대 봉은사 부지를 매각할 때도 불교회관을 짓는다는 명분이었으나, 결국 수십만평의 임야를 처분하고 남은 것은 동국대에 인접한 건축물과 대지의 매입뿐이었던 일을 다시 상기해야 할 때이다.
불교방송국 및 병원을 짓는 데 필요한 예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공개하고, 이의 염출을 위해서 중지를 모아야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10개분규 사찰의 부동산을 팔아야 한다면, 종합적인 면을 검토하고 그 필요에 따라서 적정한 수준의 부동산을 처분하고 나머지는 보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일은 대중에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하므로, 이제는 밀실에서 몇 명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
왜냐하면 삼보는 소수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며, 또한 중생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불사를 명분삼아 사복을 채우고, 정치 자금으로 돌리는 경우 등을 자주 보아온 우리 불교인은 분규 사찰의 부동산 매매에 대하여 날카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재정염출로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방송인의 긍지를 세워주는 일이다.
방송국 설립추진 박차가해야
과연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의 불교방송국을 우리 불교가 건설할 수 있을지를 의문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더욱이 질 높은 방송을 위해서는 매우 오랜 동안의 치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함에도 아직까지 우리의 준비 정도는 매우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문공부 방송 실무자의 말에 따르면 불교방송국 실무자는 지금까지 단 한번만 찾아왔는데, 자주 와서 정보도 입수해 가고 준비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계의 숙원 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우리 불교인은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일의 추진은 일차적으로 종단에서 주도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 불교인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 진정한 불교방송국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