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김치 이야기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승려시인 창작시 - 성화범 1988년 06월 76호
배추 몇 포기로
김치를 담근다. 삶을 저린다.
벌레 먹은 곁살이는
매정하게 떼버리고
살붙이 속엣 것들만
감쌀대로 감싼다.

담아넣을 항아리는
열 번도 더 씻어내고
양념을 곁들여서
포기 포기 눌러준다.
객물이 못 들어가게
뚜껑을 또 덮는다.

이렇듯 세간살림
소금물에 절여놓고
한 세상 맵게 짜게
살아보자 했더니
그 한번 맛들자마자
찌꺼기로 남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