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민족 녹색기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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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며 - 장원
1996년 05월 171호
인류 상호간뿐 아니라 자연과도 공존 공여해야 하는 21세기 새시대의 지구촌 게임은 더 이상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서로 협조하여 모두가 다 잘 되는 윈윈Win-Win 게임이어야 한다. 무한정의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와 같은 최고지향은 국가와 국가 그리고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결국 파탄으로 몰고 가서 모두 다 잃는(Lose-Lose) 게임의 원리에 다름 아니라 21세기 역사의 흐름과 새시대의 정신이 그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당위 속에서, 우리는 지금 이른바 \'세계화\' 따위의 다분히 정치적인 구호에 휘말려 민족의 미래 지향점을 잘못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세기 \'공업화, 근대화\'의 시대가 21세기 \'정보화, 세계화\'의 첨단시대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그 너머, 한 차원 다르게 서구의 것들에 주로 바탕한 현대의 첨단 문명이 유기적이고 생태적인 것으로, 전일적全一的이고 통합적인 것으로, 생명적이고 순환적인 것으로, 곧 많은 부분 동양적인 것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오늘날 우리의 총체적 난국과 위기의 근간은 서양문명과 서양사상의 무분별한 도입과, 그에 바탕한 이른바 세계수준에로의 한결 같은 달음박질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우리가 힘들여 다다르고자 하는 세계수준, 또는 국제 수준 그 자체에 이미 얼마나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러한 세계수준을 향하여 일체화하여 뛰어야 하고 종국에는 그러한 의미에서의 세계 중심 국가가 되어야 하는가. 지금 이른바 세계 수준 국가들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새로운 문명, 그야말로 21세기 새시대의 새로운 문명 건설에 우리가 앞장서 볼 생각은 없는가, 그렇다면 그 새로운 문명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새생명 공동체의 문명이다.
이러한 21세기 새시대 녹색문명의 새벽을 우리가 열어 보자는 것이 이름하여 \'배달민족 녹색기수론\'이며, 내용적으로는 \'그린-르네상스\'의 구현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그린-르네상스\'에의 반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그 속도가 늦고 힘이 붙지 않았으니 우리가 그러한 대안 문화 반응의 녹색 촉매가 되어 보자는 것이다.
사실 서구 선진국들의 이른바 첨단 모델을 백 년 따라가도 소용이 없다. 이제는 우리가 앞장 서서 새로운 생태적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거기에서 바로 세계 중심국가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용옥 교수가 쓴 「삼국통일과 한국통일」가운데 \'에콜로지는 이미 생물학의 한 분과라는 개념에서 해방되어 인간과 환경과의 교섭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다루는 광의의 문명론으로 비약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두 세기 동안 추구해왔던 자유나 평등, 그리고 부국강병의 직선 시간적 가치관 따위의 근대 퇴물들을 이제 와서 따라 잡는다 한들 그것이 무슨 놈의 인류의 희망과 등불이 될 것인가. 차라리 파멸만을 가속화 하는 업보일 것이다\'라고 말한 바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물론 우리 것만이 대단하고 우리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편협한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는 이제 미련없이 폐기해야 한다. 또 지적, 사상적, 문명적 사대주의에 빠져 있는 한국에서 무슨 주체적이고 독창적이고 세계적인 것이 나겠는냐는 식의 자기 비하에서도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최소한 묻혀 있는 우리것을 발굴해 내고 다듬어 그것이 우리뿐 아니라 지구촌의 생명 공동체 건설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그 일을 해야한다.
바야흐로 모든 혼돈으로부터의 힘찬 요동에 의한 21세기 새 생명 질서를 창출해야 할 때이며, EH한 온갖 종류의 오염, 에컨대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오염 등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할 때이다. 바로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그리고 비상 사태인 우주선 지구호 선상에서 우리 민족이 수행해야 할 임무는 바로 \'그린-르네상스\'의 구현이다. 이른바 \'침묵의 봄\'으로부터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봄\', 그 봄밭을 일구는 것이 \'그린-르네상스\'이며, 그것의 구현이 바로 우리 민족이 가져야 할 21세기의 비전이요, 인류사에 크게 이바지 할 배달민족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