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속초가 유명세를 탔습니다. 포켓몬고. 덕분입니다. 포켓몬고가 유행하자 교계 모 신문사 기자가 제게 인터뷰 목적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포켓몬고의 원리와 왜 그런 서비스에 다들 관심을 가지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답변하는 와중에 우리가 그런 유사 서비스를 했으며, 조용히 문을 닫았다고 했더니 기자는 놀라며 다양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6년 전 ‘연등’이란 어플을 모회사와 공동 기획했던 기억이 납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가상현실로 전국의 사찰을 보여주고, 나의 위치로부터 거리를 표시하고, 내가 연등을 달고 싶은 사찰을 찾아 가상으로 연등을 달고, 그 어플을 사용하는 친구에게 자랑하고 위치를 공유하는 어플이었습니다.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에게 관심을 호소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그 어플은 서비스를 내렸습니다. 기자는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가 실패했을 것’이라 했습니다.
인터넷 초창기 시절, 갓 사업을 시작한 저는 홈페이지를 개설하면 오히려 신도가 떨어진다는 우려를 뒤로하고, 전국의 사찰로 뛰어다녔습니다. 그리고 스님들께 인터넷이 꼭 필요하며 홈페이지는 새로운 이들을 절로 이끄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습니다. 그때도 ‘좋은데 빠르다. 빨라서 사업이 안될 것이다’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모 사찰로부터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반갑고 고마워 부리나케 찾아간 사찰엔 인터넷 라인이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시내로 나가 네트워크 선을 구매해 인터넷이 들어오는 사찰 아래 가게에서부터 사찰까지 나무와 나무 사이로 선을 연결해 인터넷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스님과 상의하며 홈페이지를 구축했습니다. 그 당시 불교와 기독교의 홈페이지 개수를 비교하면 1대 100 정도였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받아 보는 지금도 불교계는 변변찮은 어플 하나 없습니다.
최근 VR.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과연 VR은 불교계에선 가까이 하기 어려운 기술일까요? 가까이서 보기 어려운 석굴암, 해인사 장경각을 VR로 촬영하여 대중들에게 보여준다면, 불교와 불교 문화에 대한 이해가 빠르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저는 신 IT. 기술과 불교 콘텐츠를 접목하는 시도를 계속할 것입니다. 아울러, 기회가 된다면 신기술과 불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IT 기술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축적한 IT 지식과 불교에 대한 이해로 스님들의 IT를 활용한 불법 홍보에 팁은 될 수 있습니다.
IT 기술은 불교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대중들에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수단, 방편일 뿐입니다. 하지만 불교의 좋은 점을 말로 하기보다 직접 보여준다면 대중의 관심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불교는 1700년 가까이 한반도의 문화에 기여하였고,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으니 신기술과 접목한다면 날개를 단 격이 될 것입니다.
기술을 리더하기보다는 리딩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세상의 변화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리딩하고 그에 대응하는 불교와 불자를 생산해야 합니다. 절대 빠르지 않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것은 ‘빠르다’가 아니라 ‘처음’시도하는 기회를 나에게 주는 것이니까요. 처음으로 할 기회가 주어졌으니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