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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사부대중공동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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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정혜주 2016년 09월 415호
평등과 평화의 공동체 - 트윈옥스Twin Oaks Community


이번 호에는 미국에 있는 트윈옥스 공동체 탐방 내용을 소개 한다. 불교적 사부대중공동체는 아니나 평등과 평화가 가득한 공동체의 하나로 그들의 공동체적 삶은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트윈옥스는 1967년 캐슬린 킨케이드를 중심으로 8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자가용으로 2-3시간 소요되는 버지니아주의 오지마을인 루이자 숲 속에 터를 잡아 형성한 대안적 공동체이다. 미국의 저명한 행태주의 심리학자 스키너(B.F. Skinner)의 소설 <월든 2, Walden 2> 속에 그려진 이상적인 공동체에서 영감을 받아 설립되었다. 실제로 2008년 4월 10일 자 미국 포브스 지는 현존하는 세계 8대 이코토피아(Ecotopia) 도시 중의 하나로, 일본의 야마기시 공동체, 호주의 크리스털워터스, 뉴욕의 에코빌리지 등과 더불어 트윈옥스를 선정하기도 했다.

우리는 5월의 마지막 주에 트윈옥스를 방문했다. 안내자 키넌이 탐방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트윈옥스는 117개의 방으로 구성되고 91명의 어른과 17명의 아이가 함께 살고 있다. 평균 나이는 40세이고, 평균 주거 횟수는 9년이라 한다. 안내자 키넌은 워싱턴에서 비즈니스 전문직에 종사하다 이곳으로 왔고,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며 평온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모든 이가 평등하게 대우받으며 산다. 마을의 혜택과 복지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고, 부자도, 가난한 자도, 힘 있는 자도, 힘없는 자도 없다. 특별히 정해진 일과는 없으며 각자가 알아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평등과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인 만큼 비폭력, 자발적으로 규칙 지키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는 주민은 같이 살지 못한다. 또, 자연친화적인 삶을 추구하기에 태양열을 이용해 전력을 사용하고, 에어컨은 없으며 전등 대신 자연광을 많이 활용한다.

노동과 소득

이곳에서는 모두가 노동하며 살아간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책임과 소임이 주어지는데 기간이
다하면 다른 소임으로 옮길 수도 있고 같은 소임을 계속 맡을 수도 있다. 또, 개인의 양심에 맡기기 때문에 노동 감시자도 없다. 안내자인 키넌은 이곳에 오면서 집 짓는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한다. 노동시간은 주당 42시간이며, 50살이 되면 주 41시간, 60살이 되면서 주32 시간으로 줄어든다. 자발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초과하는 일도 흔하다. 아이가 있는 사람들은 육아도 노동으로 인정한다. 아이들도 노동에 참여해 함께하는 노동으로 가족 간의 관계가 두터워진다. 어릴 때는 노동참여가 크지 않지만 18살이 되면 성인으로 간주하여 노동시간도 늘어나고 성인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노동으로 벌어들인 소득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쓰인다. 키넌에 의하면 개인 모두에게 의식주와 의료보험, 매월 100불의 개인 용돈이 주어진다고 한다. 식사는 12시와 6시에 두 끼가 제공되며, 옷은 공동체 안의 중고 시장을 통해 교환해 입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또, 마을 안의 시설물들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부족함을 못 느끼며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새로 들어오는 이가 돈을 가져온다거나 기부를 한다 하면 사양한다. 특혜를 받으려는 마음을 처음부터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가족이나 친지로부터 받은 용돈은 공동체 마을 밖에서 써야 하는 규칙이 있고, 사회 연금도 개인이 아닌 트윈옥스 앞으로 온다.

공동체의 소득은 여러 사업에서 들어온다 한다. 두부 사업, 망사 의자(해먹) 판매, 씨앗 재배 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함께할 때도 있으나 최근에는 두부 사업이 잘되어 그쪽에 더욱 힘을 쏟는다. 이런 사업들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연간 60~70만 불(6.5~7.5억 원) 정도라 했다. 또한 공동체 마을 안에서 행해지는 일은(우유 짜기, 요리, 유아 돌보기, 정원 손질 등) 주민들에 의해 운영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한 가지 일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노동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한다.

의료혜택과 교육

병이 나면 공동체 안의 의료팀이 치료한다. 의료 시설 중엔 장애인 시설, 재활 시설까지 있어 인상적이었다. 또한 이곳에서 마지막 생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시설들을 보니, 끝까지 함께하는 삶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치료보다는 예방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의료팀이 마을 사람들을 위해 건강 강의나 강좌도 종종 한다. 시술이나 치료보다 평소 건강유지에 도움되는 레이키나 힐링 마사지에 더욱 신경 쓰며 HMO(미국 의료 보험 시스템)처럼 때에 따라 외부 의사를 봐야 할 때는 지정되거나 네트워크 안에 있는 의료진들에게 감면된 가격으로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모두가 서로 돌봐주는 환경이라 의료비에 드는 비용은 많지 않다.

트윈옥스에서 7세 미만은 홈스쿨을 한다. 양육에 관해서는 공동체에서 간섭하지 않고 부모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라’는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아이들도 1,000시간의 노동 시간이 있어 실질적인 삶의 공부를 어려서부터 한다고 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육아도 노동시간에 포함되기 때문에 가족들이 같이하는 노동으로 서로가 많은 것을 배우고 같이 커간다. 교육 차원으로 가족 해외여행도 마을에서 지원한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첫 아이가 태어나는 초보 부부에게는 육아 교육뿐 아니라 이곳에서 부모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지도해준다.

사회운동과 종교활동

주민들은 농사나 사업뿐 아니라 사회운동, 환경문제, 인종 차별 반대, 여성 차별 반대 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그들의 삶이 마을 안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종교의 자유도 보장된다. 그래서 종교활동이나 프로그램은 전혀 없다. 안내자 키넌에 의하면 영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희망과 바람도 있다고 한다.

갈등 해결과 마을 축제

주민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공동체 마을의 중재팀과 함께 해결을 시도하고, 미해결된 문제들은 공동체에서 다시 논의한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문제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라 했다. 이런 경우는 카운셀러팀이 있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가능하면 경찰이나 외부의 힘을 동원하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 해결하려 한다.
이곳에서는 댄스 파티가 많이 열린다. 마을 밖의 삶처럼 쫓기지 않고, 자유 시간이 비교적 많아서 소규모의 멤버들이 모여 파티를 자주 열며 이웃 공동체 마을 사람들과도 어울리며 사는 삶을 즐긴다 했다.

체험 프로그램

점점 많은 이들이 이곳 생활을 체험하고 싶어 한다. 재미있는 건 최근 한국 사람들의 방문이 많다는 것이다. 방문자를 위한 3주짜리 프로그램은 이곳 생활에 직접 참여하는 맛보기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게 한다. 체험 후 주거를 희망하는 이들은 현재 사는 주민들의 투표와 마을 주민 관리팀의 심사를 거처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이곳에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 대기자가 적지 않다.

복잡하고 경쟁적인 삶을 뒤로하고 이곳으로 들어와 사는 주민들의 모습들은 편안하고 친절해 보였다. 여기저기서 둥글게 모여 이야기를 하거나 집 앞에서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 안내자 키넌은 이런 공동체 마을이 점점 많이 생겨나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