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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단단하게 하는 힘 - ‘회복 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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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상 목사님의 하화중생(下化衆生) - 유수상 목사님 2016년 09월 415호
어떤 책에서 ‘사람이 무엇을 먹느냐가 건강을 결정하고, 누구를 만나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 또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서 건강과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얼마 전 가까운 지인의 사업이 부도가 났습니다. 주변의 모든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구속
수감되었다고, 지인의 아내로부터 카톡이 왔습니다. ‘지금 모든 상황이 너무 어렵습니다. 당장 휴대폰 요금도 납부를 하지 못 해서 폰이 정지되었습니다. 얼마간의 돈을 차용을 해주시면 조만간 변제를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분이 부탁한 금액의 두 배를 입금하고 카톡을 드렸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저를 떠올려주시고, 힘들지만 어렵게 저에게 손 내밀어 주시니 제가 더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돈은 변제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정은 아니지만 어려울 때 함께 나누고, 힘을 더하는 것이 사람 사는 도리라고 배웠습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용기 내어 어려움을 함께 이겨보아요’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났는데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방금 구치소에서 나와 아내에게 제 이야기를 들었다며, ‘열심히 일해서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살겠다’라고 전화기 너머로 목 매인 음성이 들렸습니다. 저도 대학에 막 입학할 무렵 아버지 사업의 부도로 극심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 당시에 물질적인 도움과 사랑을 주신 분들로 인하여 오늘의 제가 있다고 고백합니다.

알고 보면 우리의 삶은 온갖 역경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물론 행복한 일도 있지만 그보다는 힘든 일, 슬픈 일, 가슴 아픈 일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인생의 역경을 이겨낼 잠재적인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한 힘을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라고 부릅니다. ‘회복 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입니다. 성공은 어려움이나 실패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역경과 시련을 극복해낸 상태를 말합니다. 떨어져 본 사람만이 어디로 올라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알고, 추락해본 사람만이 다시 튀어 올라가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듯이 바닥을 쳐본 사람만이 더욱 높게 날아오를 힘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회복 탄력성’의 비밀인 것입니다.

연세대학교 김주환 교수가 쓴 ‘회복 탄력성’이라는 책에 해양지질학자로 이름을 날리던 이상묵 교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야외 지질조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사고를 당하여 의식불명 상태에서 빠졌다가 삼일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지만 전신마비 장애가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며 6개월 만에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전동휠체어에 몸을 실은 채 학교로 복귀하여 강의와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입을 이용해 컴퓨터를 켜고, 프로젝터 스크린을 작동하며 강의한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언론들이 그를 주목하였고, 스티븐 호킹 등을 대중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노바 채널에서 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메터리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만 다쳐서 다행’이라고 하는 그는 보조재활공학센터를 만들어 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부드럽고 낙천적인 성품을 지닌 그는 “일밖에 모르던 내가 사고 후에 오히려 희망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큰 행운아입니다” “사고 때문에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해진 면도 있습니다.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고 집착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역경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역경을 겪는 사람의 회복탄력성에 달려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삶을 살펴보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크고 작은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생기고, 그것으로부터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으면서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부정적인 일을 겪게 될 때 어떤 사람은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원래 모습대로 돌아가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합니다. 이들의 차이는 회복탄력성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체계적인 운동과 훈련을 통해 체력을 기를 수 있듯이, 회복 탄력성도 체계적인 노력과 훈련을 통해 키워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역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그것을 도약의 기회로 삼는 것, 그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고통과 좌절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노벨경제학 수상자 다니엘 캐니만 교수는 명쾌한 답을 제공합니다. 회복 탄력성은 바로 ‘기억하는 자아’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기억자아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텔링을 하는 자아입니다. 이 기억자아가 자신의 고난과 역경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입니다. 위인들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위인이 된 것이 아니라 사실 역경 덕분에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역경을 극복했기 때문에, 역경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에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해리포터》 저자인 조앤 롤링은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실패가 현실로 다가오자 오히려 저는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가장 밑바닥이 인생을 새로 세울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되어준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스스로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뇌를 지닌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실수에 대하여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입니다. 긍정성이 높아지면 남을 더 배려하고 더 도와주고 기부와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배려나 봉사활동은 사람을 더욱더 행복하게 해주고 긍정성을 높여줍니다. 긍정성의 선순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을 보살피는 마음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써 살아간다. 내가 인간이 되고 나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내 자신의 일을 여러 가지로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심리학자 폴 에크만이 주장한 ‘뒤센의 미소’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의 웃음 중에서도 긍정적 정서가 반영된 환한 웃음을 말하는 것인데, 광대뼈 근처와 눈꼬리 근처의 얼굴표정을 결정짓는 근육을 발견해 낸 뒤센의 이름을 따 ‘뒤센의 미소’라 명명했던 것입니다. 같은 대학을 졸업하는 졸업앨범사진을 보고 ‘뒤센의 미소’와 ‘인위적인 미소’의 얼굴형을 분류하고 30년에 걸쳐 추적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뒤센 미소집단\'은 \'인위적 미소집단\'에 비해 건강, 결혼생활, 평균소득 등 모든 분야에서 월등하게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당신이 만약 환한 뒤센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당신의 뇌는 높은 수준의 긍정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으며, 높은 수준의 회복 탄력성을 통해 평생 좋은 경험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 거울 앞에 서서 당신을 얼굴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활짝 웃어보십시오. 만약 당신의 웃음이 인위적 미소집단에 가깝다면 활짝 웃는 연습부터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의 정신적 회복탄력성은 육체적 회복 탄력성에 의존하며, 육체적 회복탄력성 없이는 정신적 회복탄력성 역시 제 기능을 다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우리 뇌 세포의 생성과 재편성에 절대적인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하루 30분 정도 빠르게 걷기 같은 간단한 활동만으로 우리의 뇌 기능이 최적화되고, 그에 따라 회복 탄력성 또한 신장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날마다 감사의 일기를 쓰거나, 스스로의 약점을 인정하고 자신감을 키우는 행동을 통해 자신을 가치 있고 긍정적인 존재로 생각할수록 회복 탄력성은 높아지는 것입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언제부턴가 사회적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회복 탄력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그 탄력성이 발휘되기 어려운 임계점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적으로도 절망과 좌절의 순간을 딛고 일어서는 힘이 소중한 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