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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I-1 연구의 목적
I-2 연구의 범위
I-3 연구의 방법
II. 본론
II-1 창사의 정신
1-1 해인가람의 창사정신
1-2 해인가람의 연혁
II-2 풍수지리적 고찰
2-1 풍수지리설의 개념
2-2 해인가람의 풍수지리학적 특성
II-3 기능분석
3-1 가람공간의 기능개념
3-2 해인가람의 각 전각기능
3-3 해인가람의 공간기능 분류
II-4 단의 구분
4-1 단구분의 개념설정
4-2 해인가람의 위계적 단구성
II-5 좌향의 분석
5-l 좌향의 개념 설정
5-2 해인가람 좌향의 상징성
II-6 축선의 분석
6-1 축의 개념 설정
6-2 해인가람배치축의 우수성
II-7 외부공간의 분석
7-1 외부공간의 개념
7-2 해인가람의 외부공간 주(主) 흐름
II-8 세계관의 표현
8-1 화엄경의 세계관
8-2 해인가람 공간구성의 형상화
II-9 이미지의 흐름
9-1 이미지의 개념
9-2 해인가람의 향천적 이미지 흐름
III. 결론
서 론
I-1 연구의 목적
기원전 554년(이밖에도 기원전 624년, 기원전 564년, 기원전 463년이라는 설이 있음)1)에 고타마 싯다르타(Gautama Si-ddhartha)를 개조(開祖)로 시작된 불교는 서기 372년(고구려 소수림왕 2년)에 우리나라에 전파되었다. 1600년 동안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민족전통종교이기에 우리민족의 얼과 정서와 문화가 스며 있다.
우리에게 자존과 긍지를 안겨주고, 나아가 새로운 힘을 길러낼 수 있게하는 성역인 가람(伽藍)2)이 공간 구성의 규명과 이해의 부족으로 인하여 한낱 구경거리가 되거나 과거의 유물로 여겨져온 것은 사실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의 삼보가람(三寶伽藍.불보가람 양산 통도사, 법보가람합천 해인사, 승보가람 순천 송광사)의 하나인 해인가람의 공간 구성의 특성을 규명하여 한국불교의 산실인 가람 공간의 원형(原型)을 파악하고 나아가서는 미래의 한국적 가람 공간 창조에 이용하고자 한다.
I -2 연구의 범위
불교의 자연관은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감정이입(感情移入)의 감정”을 가지고 있고 자연과 인간을 동일시 하려는 점에 있어서 땅(地)을 단순한 자연적인 공간이 아닌 정령(Amina)으로 꽉차있는 신화적 공간이며 살아있는 공감으로 이해하고 있는 한국의 토속적인 민간신앙과 일치하고 있다.3)
특히 종교 건축에서는 인간이 모여살기 위한 집으로서의 실용적인 기능을 넘어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건축으로서 상징적인 의미에 의해 종교적 목적을 수행하는 건물이다.4)즉 건축 공간을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그리고 상징적 의미로 인식하는 차원은 살아있는 공간, 의미있는 공간, 나아가서는 실존적 공간으로 이해될 수 있다.5)
본 연구 범위는 한국의 삼보가람의 하나인 해인가람의 공간 구성을 실존적 공간 개념인 장소성(場所性)을 매개체로 하여 창사의 정신, 풍수지리학적 해석, 공간의 기능 구분, 단의 구분, 좌향의 상징성, 배치의 축선, 외부 공간의 주된 흐름, 세계관의 형상화, 이미지 흐름 등으로 분류하여 파악하고자 한다.
I -3 연구의 방법
현대 건축이 통계적 계획 방법에 의해 건축되었다고 한다면 한국 전통 건축은 공간이 어떠하여야 하는가를 먼저 정하고 여기에 따라 연역적으로 계획하여 건물을 세웠던 것이다. 즉 우선 갖추어야 할 전체적인 공간 형식을 존중하고 건물 하나하나의 작은 변화로 통일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연역적(演繹的) 계획 방식으로 건축된다.6) 그러므로 본 연구의 분석 방법에는 연역적 방식으로 하며 또한 형식적 접근 방법 보다는 건축의 표현 의지, 종교적인 상징성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개념적(槪念的) 접근 방식7)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II. 본론
II-l 창사의 정신
II-1-1 해인가람의 창사정신
서기 802년(신라40대 애장왕 3년)에 순응(順應) • 이정(利貞) 양 대사에 의하여 해동화엄십찰(海東華嚴十刹)의 하나로 창건된 해인가람의 창건의 참뜻은”해
인(海印)”이라는 이 절의 명칭에 응결되어 있다.
해인이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중에 나오는 “해인삼매(海印三昧)”라는 삼매경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므로 해인가람은 화엄의 철학, 화엄의 사상을 천명하고자 하는 뜻으로 이루어진 화엄의 대도량(大道場)이며 공간 구성상 화엄경의 세계관을 표명하고 있다.8) (화엄경의 세계관과 공간 구성의 관계는 후술하기로 한다.)
화엄사상을 천명하고자 하는 뜻으로 이루어진 해인가람은 연화장 세계(連華藏世界. 바다와 같은 넓은 세계, 연꽃으로장염된 세계)를 상징하고 있으며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Vair-ocana)을 안치한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주불전(금당)이 된다. 또한 단순한 자연공간인 해인의 땅(地)을 생명이 있는 공간 의미있는 공간으로 장소화(場所化)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가야산의 명칭을 부처님이 설법하시던 인도의 부다가야(Ba-ddhagaya) 근처에 있는 가야산명9)에서 인용부회하여 신라 불국토설에 의한 불교익 한국적 매카(Mecca)로 승화시키고 있다.
Ⅱ-1-2 해인가람의 연혁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10)와「한국의 고건축(古建築)」11)에 의하면 해인가람의 연혁은 다음과 같다.
● 서기 802년(신라 40대 애장왕 3년)왕과 왕후의 도움으로 순응(順應), 이정(利貞) 양 대사에 의하여 창건되었다.
● 신라말 930년경 희랑(希朗)스님이 고려 태조 왕건의 회사를 받아 중창하였다.
● 서기 1393년(조선 태조 2년) 고탑을 중영하고 대장경을 인경(印經)하여 탑 속에 봉안했다.
● 대장경판전(大藏經板殿)은 1458년 확장했고 1481년 수리를 시작해서 1488년에 완성했다.
● 서기 1695, 1696, 1743, 1763, 1780년의 화재로 불타고 다시 중수를 거듭하던중 1817년의 대화재로 대장경판전을 제외하고 모두 소실되었다.
사격(寺格)과 종교적인 측면에서 해인사를 살펴보면 화엄십찰의 하나로 창건(802년)된 후 역대로 고승•대덕이 많이 배출되었으나 조선 세종 6년(1424)에 한국 사찰을 선종 •교종에 각 십팔사(十八寺)씩 남겨둘 때에 교종(敎宗) 십팔사 중 하나가 되어 전답 이백결을 찾고 거승(居僧) 백명으로 지정된 일이 있고 그 뒤 선종(禪宗)풍으로 바뀌어 가다가 1911년 조선사찰령이 반포되어 전국 사찰을 삼십본사로 나눌 때에 선교양종대본산(禪敎兩宗大本山)으로 십육개 말사(未寺)를 관할하였으며 1945년 광복 후 대법보종찰(大法寶宗刹)이 되었으며 1946년에는 효봉선사를 모시고 총림(叢林)12)을 개설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현 가람은 대장경판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1817년 이후 (1983년에서 166년 전)의 건물들임을 알수 있고 종통은 다음과 같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화엄종(802)→교종(1424)→선종지향→선교양종(1911)→조계종(법보대종찰•해인총림)
II-2 풍수지리적 고찰
Ⅱ-2-1 풍수지리설의 개념
중국에서 일어난 풍수지리설(風水地理說)의 역사는 뚜렷이 말할 수 없으나 위(魏)•진(晋) 시대부터 성행하였으며 한국에 전래된 시기도 명백하지 않지만 경주 숭복사(崇福寺) 비문으로 보아 신라 원성왕 때 풍수적인 용어를 쓰고 있었으며 이를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고, 일반화된 것은 신라말 승려 도선(道洗) 이후이며 특히 고려•조선의 두 왕조가 국책으로 장려한데서부터 널리 민간신앙으로 성행된 것이다.13)
자연과 인간과의 상호관계에 관한 이론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풍수지리설은 크게 지세(地勢) 해석에 대환 이론과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의 이론으로 나눌
수 있다.
지세에 대한 해석의 이론은 지세를 구성하고 있는 산(山), 물(水) 및 방위(方位) 등의 3요소로 구별할 수 있으며, 풍수지리설의 이론은 이들 3요소의 형태와 조화에 관한 해석과 이들 3요소의 내적인 의미를 음양오행설로 해석하여 이들 두 이론이 마치 풍수지리설의 체(体)와 용(用)과 같은 구성원을 이루고 있다.14) 풍수지리설의 목적은 생기(生氣)의 취득, 자연으로부터 재해 방지, 자연 에너지(Energy) 이용 등이나 그 중에서 생기의 취득이 풍수지리설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생기란 인간이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연으로부터 흡수한 힘(Energy)의 근본체이며 생기취득의 목적에 대한 방법으로 지세를 살피는 작업이 수반된다.
II-2-2 해인가람의 풍수지리적 특성
해인가람의 주산(主山)인 가야산은 경남 합천군과 경북 성주군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 1430m의 이 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여 해동명산의 하나로 손꼽힌다.
풍수지리적(風水地理的)으로 보면 해인가람의 형국(形局)15)은 열배형국(行舟形局, 떠나는 배 모습)15)이다. 가야산 영봉이 뻗어 내려오다가 남녘 중턱에서 내룡(來龍)16)이 두 맥(服)17)으로 갈라져 한 맥은 향로봉을 이루어 길상탑과 사적비 앞에 서고 한 맥은 학사대를 이루어 일주문 옆에 섰다. 그러므로 주산(主山)18)인 우두봉이 남으로 내려와서 산의 남쪽 중턱 한 영지(靈地)를 이루었는데 좌청룡(左靑龍. 향로봉 산맥)19)에 우백호(右白虎, 학사대 산맥)20)가 뚜렷하게 에워싸서 행주형국을 이루고 있다. 또한 앞에 보이는 매화봉은 조산(朝山)21)에 해당된다. 배라고 하면 돛대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이 기지(基地)의 최북단 대장경판전 뒤 낙락장송 사이에 큰 자연석이 있으니 이것을 돛대바위라 명명했다.
해인가람의 형국은 최북단 대장경판전 뒤에 있는 돛대바위에서 최남단 일주문 앞 당간지주까지 남북 길이 약 1,l00척(尺)이며 동녘 극락전 옆 개천 가에서 서녘 학사대까지 동서 폭이 약 500척의 행주형국(行府形局) 즉 떠나는 배의 모습이다.
이에 배가 마음대로 요동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백호등(학사대맥)에 큰 전나무(大樅木)를 잡아매었으니 그것이 바로 학사대 전나무다. 또 일주문과 봉황문 사이에 큰 느티나무 못을 박았으니 그것이 바로 개산목(開山木)이다. 그리고 이 형국의 최북단 대장경판전 뒤에 우뚝 솟은 대자연석을 돛대바위로 잡아 이 배의 범장으로 하였다.22)
II-3 기능(Function)분석
II-3-l 가람공간의 기능 개념
건축은 인간의 행위를 담는 인간의 창조물로서 어떠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 제일 요건이며 종교 건축에서는 예배나 의식을 주된 기능으로 보아야 하며 특히 상징적인 측면도 기능의 범주로 함께 파악되어야 한다.23)
불 • 법 • 승 삼보에 대한 신앙의 표현으로 이루어진 가람 건축의 전각들은 기능에 따라 3개의 영역으로 구분하면 예배 대상이 되는 불상과 벽화 등을 봉안한 불전과 신각으로 구성되는 예불공간(禮佛空間), 수도 및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선원, 강원, 노전, 승당, 방사 등으로 구성되는 수도생활공간(修道生活空間), 그리고 통과하면서 종교적 이미지(Image)를 고조시키는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 중문 등으로 구성되는 진입공간(進入空間)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24)
II-3-2 해인가람 각 전각의 기능
해인가람을 구성하고 있는 각 전각의 개별적인 기능은 다음과 같다.25)
● 일주문(一柱門) : 사찰에 들어 가는 첫번째 문으로 한 줄로 되어 있는 기둥은 모든 번뇌망상을 잊고 오직 한마음으로 부처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우주만유의 일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 봉황문(鳳凰門) : 천왕문에 해당하며 부처님이 계신 영산불국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신 곳으로 불•법•승 3보를 수호하는 의미를 가진다.
● 해탈문(解脫門) : 불이문에 해당되며 불이(不二)는 중생과 부처가 둘이 아니고 세속과 진계(眞界)가 둘이 아니듯 법계의 실상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는 불이사상을 표현하는 문이다.
● 구광루(九光樓) : 중문(中門)에 해당하며 주로 불전 4물(대종, 법고, 운판, 목어)을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며 불전 4물용 불공을 올릴 때 사용되는 물건으로서, 소리로 불음(佛音)을 전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경학원(經學院) : 경론(經論)을 강술하는 곳으로 승가 학원에 해당된다.
● 명월당(明月堂)과 사운당(四雲堂) : 방사(房舍)에 해당하며 방사는 승려의 법계(法階)를 아직 갖지 못한 자들을 대상으로 강원과 선원에 들어갈 후보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 심검당(尋劍堂)과 궁현당(窮玄堂) : 승당(僧堂)과 선당(禪堂)에 해당하는 곳으로 승당은 불사를 관리하고 경학원과 선당 등에서 수도하는 승려들의 의식주 생활을 뒷받침하는 공간이며 선당은 승려들이 기거하면서 배운 이론을 자각하기 위해 참선 수행하는 공간이다.
● 삼성각(三聖開) : 삼성각이란 명칭은 산신신앙(山神信仰)을 가리키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사찰을 신중에 짓기 위해서는 산신에게 제사지내는 것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그 산신을 위한 전각이다.
● 응진전(應眞殿) : 일명 나한전(羅漢殿)이 라고도 하여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인 십육나한(十六羅漢)을 모신 불전이다.
● 대적광전(大寂光殿) : 주불전(主佛殿)에 해당하는 전각으로 화엄경의 본존(本尊)인 비로자나불(Vairocara)을 모신각으로 화엄종 계통 사찰의 주불전일 경우에는 대적광전, 대광명전(大光明殿)이라 칭하고 부속 전각일 때는 비로전(昆盧殿)이라 칭한다.
● 대장경전(大藏經殿)팔만대장장경을 봉안한 전각으로서 일명 법보전(法寶殿)이라 칭한다. 해인가람의 대장경전은 가람 배치나 공간 구성상 종교적인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며 해인가람의 근본 정신이 응결된 최고의 성지이며 공간 구성상 이미지(image)의 핵26)에 해당된다.
II-3-3 해인가람의 공간기능 분류
이상의 해인가람의 각 전각들은 일주문에서부터 제일 마지막 단계인 대장경전까지의 전각을 기능(機能)에 따라 분류해 보면 일주문, 봉황문, 해탈문, 구광루등은 “진입공간(進入空間)”, 궁현당, 심검당, 명월당, 경학원 등은 “수도생활공간(修道生活空間)”, 대적광전, 대장경판전, 명부전, 응진전, 삼성각 등은 “예불공간(禮佛空間)”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진입공간→수도생활공간→예불공간 등의 순서로서 공간 구분이 기능에 따라 심연적 (深淵的)이며 위계적(位階的)으로 구성되어 있다.
II-4 단(段)의 구분
II-4-1 단구분의 개념 설정
건축공간의 배치계획(Site planning)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외부공간의 모듈(Exterior modular)과 스카이 라인(skyline)이다. 요시노브 아시하라(YoshinobuAshihara, 芦原義信)는 외부 공간을 실제로 걸어보면 20-25m마다 반복되는 리듬감이 있다든가 재질의 변화가 있다든가 바닥의 레벨(Level)차가 있다든가 하면 공간의 이미지를 급속히 생생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외부 공간에서 일보도(一步度)를 20m 내지 25m로 하는 모듈을 사용할 것을 제창하였으며,27) 스카이 라인이란 건물이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선을 말하며 앞 건물에 의하여 뒷 건물이 가리어지지 않도록 즉, 지붕선을 중첩되게 보이도록 하는 건축계획 요소이다.
II-4-2 해인가람의 위계적 단구분
산지에 건축된 해인가람은 산지 지형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영역 전체를 4개의 단으로 구분하는 단구성기법(段構成技法)을 사용하고 있는데 하나하나의 단의 폭은 대체적으로 요시노브 아시하라의 외부 공간 모듈과 거의 일치하며 이러한 기법을 사용함으로 해서 어느 정도의 스카이 라인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전술한 공간의 기능 분류와도 일치하며 각각의 공간권이 하나하나의 단에 위치함을 볼 수 있는데 즉, 제 1단은 진입공간(일주문, 봉황문, 해탈문, 구광루등), 제2단은 수도생활공간(궁현당, 심검당, 경학원 등), 제 3단은 예불공간(대적광전, 명부전, 웅진전, 삼성각 등), 그리고 제4단은 예불공간의 핵인 대장경판전(법보전, 수다라전) 등으로 되어 있어 기능에 따른 공간의 위계적 질서가 단의 구분으로 표현되어 각 공간들의 상징적 위계성을 형상화(形象化)시키고 있다.
II-5 좌향(坐向)의 분석
II-5-1 좌향의 개념 설정
좌향(坐向)이란 “집터나 묘자리 따위의 위치가 정면을 향하는 방향”으로 정의 된다.28) 좌향은 앉아서 바라본다는 의미를 지니며 지형, 인공적 구조물 심지어는 나무까지도 좌향을 지닌다. 좌향은 방향(方向)과는 개념이 다르다. 한 장소(場所)는 수많은 방향을 가질 수 있으나 선호성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좌향은 한 가지뿐이다.29)
좌향을 결정짓는 요건은 산맥이나 능선등의 대지지형 조건,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주거로서 적당한 건축원론석인 관점 즉 태양의 운행에 의한 일조, 일사의 효과 및 지역에 따른 계절풍 등의 기후 여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주거로서는 남향 내지 남동향 사이가 이상적인 좌향이다.
그리고 풍수지리설에 근거를 둔 우리민족의 방위관으로 미전미대치 (米田美代治)30)에 따르면 선사시대에는 남향과 동향이 존중되었고 삼국시대의 고구려와 백제는 남향을 존중하였고 신라는 동향을 귀하게 여기는 독특한 방위관을 갖고 있으나 통일신라에 이르러서는 남향을 존중하였다.
이러한 3가지의 관점에서 볼 때 해인가람의 좌향은 정남향이 적당하다고 사료된다. 그러나 현존 가람의 좌향을 측정해보면 인좌신향(寅坐申向, 서남향에 해당)으로 되어 있으며, 기존의 연구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정남향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3l)하고 있다.
Ⅱ-5-2 해인가람 좌향의 상징성
종교 건축은 인간이 모여 살기 위한 집으로서의 기능 이외의 특별한 의미를 가진 건축이다. 건축의 제 1요건은 기능의 요구에 대응하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종교적인 생활, 예배의식을 기능으로 보아 종교 건축도 일반 건축의 범주로 여길 수도 있으나 종교 건축은 이러한 차원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그 이상의 목적이 상징적인 성격에 의해 수행된다.
창사의 정신에서 논한 바와 같이 해인가람은 화엄의 철학, 화엄의 사상을 천명하고자 하는 뜻으로 이루어진 화엄의 대도량이라는 점과, 종교 건축을 기능보다도 상징적인 성격에 의하여 건축적 목적을 달성하는 건축물로서 이해할 때 해인가람의 회향이 인좌신향(서남향)으로 되어 있는 것은 서향의 이미지32) 즉 인간세계를 떠나 선계(仙界)의 세계로 나아가는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불교인이 외경(畏敬)하고 있는 서방정토(西方淨土)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해인가람 공간 구성 전체를 보면 주불전(대적광전)에 모셔져 있는 비로자나불이 법보인 대장경을 머리에 이고 화엄경에서 추구하는 이상세계인 연화장 세계가 있는 서향을 향하고 있는 형태를 형상화(形象化)시키고 있다.
II-6 축선(軸線)의 분석
II-6-1 축(Linear Axis)의 개념설정
가람배치에 관한 연구는 탑의 생질, 입지 조건, 축선의 성질, 금당의 수 등의 여러 요소가 있으나 축선의 성질에 의한 연구가 가장 중요하다.33)
정인국(鄭寅國)은 축선을 성질상 중심축형(中心軸型), 직교형(直交型), 자유형(自由型) 등으로 분류한 바 있으며 안 영배(安瑛培)34)는 중심축형을 더욱 세분하여 직선축형(直線軸型), 절선축행(折線軸型), 단선축형(段線軸型)으로 보았다.
지금까지의 해인가람 배치의 축에 대한 연구를 요약해 보면 산지일탑식 가람으로서 중심축형(더욱 세분하면 단선축형)에 속하며 단선축형이 된 이유는 지형의 제약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축의 개념을 캐빈 린치(K. Linch)가 정의한 것처럼 “관찰자가 일상적으로, 혹은 때때로 지나는, 혹은 지날 가능성이 있는 통로”로 설정하고 있다.35)
그러나 더 나아가 시각적으로 느끼며 상상적으로 지나가는 것도 축의 개념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을 조직화하는 이 축선은 어떤 특정한 운동을 일으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통로 가운데 수많은 요소들을 상호간에 통일하여 이들 제 요소를 더 큰 전체에로 합일시키는 상징적 방향을 나타낸다.
즉 종교적 신성에 접근하기 위하여 필요한 통과 제의의 상징적 경로이다. 이는 속(俗)에서 성(聖)으로, 찰나적이고 환각적인 데서부터 실재와 영원으로, 인간으로부터 신성(神聖)으로 도달키 위한 길이다. 즉 축의 개념은 캐빈 린치의 통로의 개념에 시각적으로 느끼며 상징적으로 지나가는 것도 포함한 개념이 되어야 한다.36)
II-6-2 해인가람배치축의 우수성
이러한 개념으로 해인가람의 배치축을 분석해 보면 주축은 대체로 보아서 일주문 앞 당간지주에서 돛대바위에 이르는 축(당간지주→ 일주문→ 천왕문→물이문→중문→3층석탑→주불전→ 대장경판전→돛대바위)으로 볼 수 있으나 엄밀히 따져보면 3개의 단선축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 당간지주~일주문~천왕문(봉황문)
● 불이문(해탈문)~중문(구광루)
● 주불전(대적광전) ~중문(구광루)
● 주불전(대적광전) ~ 법보전(대장경판전)~돛대바위
이러한 3개의 단선축형으로’구성된 해인가람의 건축물들은 좌향은 대체로 같으면서 위치는 약간씩 서쪽으로 평행 이동되에 있다
이렇게 직선상에서 약간씩 서쪽으로 이동하여 각 전각들이 배치되어 있으므로 일주문에서 해인가람의 이미지의 핵인 법즉 해인가람의 단선축형은 자연지형에 의한 제약이라기보다는 산지가람의 창조적(創造的) 자유성 내지는 종교적(宗敎的) 의미의 표현으로서 정연한 직선축형보다도 우수한 표현이라 사료된다.
II-7 외부공간의 분석
II-7-1 외부공간의 개념
공간은-기본적으로 하나의 물체와 그것을 지각하는 인간과의 상호관계에 의해서 형성된다.37)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진흙을 이겨 그로써 그릇을
만든다. 그 무(無)에 당하여 그릇의 용(用)이 있다. 호유(戶牖)를 파서 그로써 실(室)을 만든다. 그 무에 당하여 실의용이 있다. 그러므로 유(有)의 그로써 이(利)를 함은 무(無)의 그로써 용(用)을 함이다.” 즉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들었다 해도 그릇의 본질은 흙이 아니고 그속에 생기는 무(無)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건축 공간은 바닥(Floor), 벽(Wall), 천정(Ceiling)에 의해서 한정되지만 외부공간은 “지붕이 없는 건축”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바닥과 벽의 2요소로 한정된다. 즉 대지 전체를 하나의 건축이라고 간주하고 지붕이 있는 부분을 내부 공간이라고하고 지붕이 없는 부분을 외부 공간이라 생각하는 것이다.38)
안 영배(安瑛培)는 한국 건축의 외부공간을 성격에 의해 과정적 공간, 주요 공간, 매체 공간, 부공간(핵심 공간), 승화 공간 등으로 분류39)하였는데 그 개념은 다음과 같다.
● 과정적 공간(過程的 空間) : 연속된 보전까지 오르는 순례자의 발길을 서쪽으로 정점 다가서게 함으로 순례자가 서방정토로 향하는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으며 또한 이는 질서정연한 직선형 배치보다도 더욱 동적(動的)이며, 공간 상호간의 연결성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그 이상의 여러 공간 사이에서 공간들끼리 서로 연결시키는 통로로서의 역할 또는 건축 공간과 주변의 자연 공간을 유기적으로 융합시키는 매체가 되는 공간.
● 부공간(副空間) 또는 핵심 공간 : 주요 공간 주변에서 주요 공간과 대조되는 작은 공간으로서 공간의 깊이를 느끼게하며 크기는 작으나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공간을 말하며 주요 공간과 부공간과는 인접하여 있거나 또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 그 연결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각기 건축의 특이한 개성을 나타내는 공간.
● 숭화 공간(昇華空間) : 흐르는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나 건축 공간은 이와 반대로 위로 흐른다. 강물이 나중에 망망한 대해로 흘러들어 가듯이 건축 공간은 궁극적으로 자연 속으로 스며들어 간다. 이와 같이 연속된 공간 체계에서 궁극적으로 자연 속으로 스며 들어가는 곳을 승화 공간이라 한다.
II-7-2 해인가람의 외부 공간
주(主)흐름
안 영배의 분류법에 따라 해인가람의 외부 공간 성격을 파악하고 여기에 상징적 의미를 포함하여 고찰하여 보면 해인 공간 중에서 주요한 공간에 이르기까지의 전위적이고 과정적인 역할을 하며 시점(視點)의 이동과 체험적 기억을 축적시켜 공간의 심연성(探淵性)을 느끼게 하는 공간.
● 주요 공간(主要空間) : 가장 핵심이되는 건물 앞에 크고 넓은 주요한 공간을 말하며, 주요 공간은 연속된 공간 체계에 있어서 “크라이막스(climax)”를 이루는 곳이며, 이 곳이 중심이 되어 크고 작은 여러 공간들이 여기에 조화되도록 연결되어 전체적으로 통일된 공간 체계를 이루는 공간.
● 매체 공간(媒体空間) : 두 개 또는 가람의 외부 공간은 다음과 같은 5단계로 구성된다.40)
● 제 1단계 : 과정적 공간
일주문~천왕문~불이문~중문에 이르는 진입 공간이 이에 해당되며 진입함으로써 종교적 이미지를 고조시켜 준다.
● 제 2단계 : 주요 공간
중문에서 주불전에 오르는 기단 사이의 공간으로서 이 공간은 궁현당, 심검당, 구광루, 대적광전으로 둘러싸인 석등과 석탑이 있는 공간으로서 공간 체계의 “크라이막스(climax)”를 이루는 곳으로 가람의 주요 행사를 수행하기 위한 공간이다.
● 제 3단계 : 매체 공간
주불전과 주불전에 오르는 단(段) 사이의 공간으로서 주요 공간과 주불전 서편의 핵심 공간을 연결시켜 주면서 두 공간에 생생한 감(感)을 더해 준다. 즉 단의 상부를 하부보다 4.3m 높게 함으로써 주요 공간에서 잘 안 보이던 주변의 자연 전망이 시원하게 트이면서 자연을 건축 공간 안으로 끌어들이고 건축 공간과 자연 공간을 유기적으로 융합시키는 매체가 된다.
● 제4단계 : 핵심 공간
주불전 서편에서 학사대 사이의 공간으로서 석탑을 중심으로 명부전, 삼성각, 응진전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주요 공간의 보조 기능이 아니라 주불전의 서편 편액(扁額)이 법보단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보단의 기능을 행하는 핵심적인 공간이다.
● 제 5단계 : 승화 공간
팔만대장경이 봉안되어 있는 대장경전이 이에 해당된다. 대장경전은 해인가람을 상정하는 이미지의 핵으로서 의식시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핵심 공간, 매체 공간, 주요 공간으로 이어지고 역으로 돌아 대장경전에서 대단원을 장식한다. 즉 이곳에서 종교적 이미지는 승화되어 돛대바위가 있는 자연 속으로 스며든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해인가람의 외부 공간은 성격상 과정적 공간, 주요공간, 매체 공간, 핵심 공간 승화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이러한 공간들은 하나의 방향성(方向性)을 이루며 연속적으로 심연(探淵)된 이미지 흐름으로 공간체계(空間体系)가 구성되어 있다.
II-8 세계관의 표현
II-8-1 화엄경의 세계관41)
화엄경은 부처님의 정각(正覺)의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그 정각의 내용은 해인삼매 속에 드러나 있다고 본다. 그리하여 화엄경의 세계관은 일심법계(一心法界)로 요약된다. 그 물듦이 깨끗이 사라진 지혜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 그 세계는 객관적인 사실의 세계, 고통의 세계가 아니라 영원한 진리의 세계이다. 그것이 바로 법계이며 연화장 세계(蓮華藏 世界)라는 것이다. 진실된 지혜의 눈이란 청정무구하고 원만무애한 일심(一心)이 곧 그것이다. 바깥세계로 향하면서 가지가지 모양의 변화와 굴곡을 보이지만 종국에 가서는 하나의 변함없는 마음 바탕을 지키는 일심, 이것이 바로 해인삼매의 경지이다.
그러므로 해인삼매는 부처님 정각의 내용 바로 그것이며, 우리들 마음 속 깊속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의 진면목이며, 우리들이 돌아가야 할 무명(無明) 이전의 고향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여래의 성품이 나타나는 본연의 그 자리인 것이다.
이러한 해인삼매의 경지에 들 때, 세 가지 종류의 세간(世間)이 별안간 그 속에 나타나게 된다. 즉 기세간(器世間)-물질적 유기세계(物質的 有機世界), 중생
세간(衆生世間)-인간(人間)들의 세계, 지정각(知情覺) 세계-정각(正覺)에 의한 지혜의 세계 등이다.
II-8-2 해인가람 공간 구성의 형상화
창사의 정신에서 전술한 바와 같이 해인가람이 화엄 십찰의 하나로 창건되었다는 점과 해인사의 “해인”의 명칭이 화엄경에 나오는 해인삼매(海印三昧)에서 유래했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가람이 석가모니불을 봉안한 대웅전이 주불전인데 비하여 해인가람은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봉안한 대적광전을 주불전(금당)42)으로 하고 있는 점등을 볼 때 해인가람은 화엄의 철학, 화엄의 사상을 천명하고자 하는 뜻으로 이루어진 화엄의 대도량(大道場)으로서 화엄경의 세계관 즉 연화장 세계(蓮華藏 世界)를 형상화(形象化)시키고 있다.
즉 해인가람은 화엄경의 세계관인 물질적 유기의 세계는 진입공간(進入空間, 일주문, 봉황문, 해탈문, 구광루 등)으로, 인간들의 세계는 수도 생활 공간(修道生活空間, 궁현당, 심검당, 경학원 등)으로 정각에 의한 지혜의 세계는 예불공간(禮佛空間, 대적광전, 명부전, 웅진전, 대장경판전 등)으로 표현하여 3개의 세계관을 가진 연화장 세계를 구현화시킴으로서 연화장 세계(蓮華藏 世界)를 형상화(形象化)시키고 있다.
II-9 이미지 흐름
II-9-1 이미지의 개념
슐츠(C. Norbery-Schulz)는 비교적 안정된 지각적 쉐마(Schema)의 체계 즉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에서 환경으로부터 받은 환경의 이미지를 실존적 공간 즉 장소의 개념으로 보고 있다.43)
공간은 평면적으로 지각되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여기서는 순례자)의 움직임에 따라 연속적, 발전적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즉 움직임 속에서의 연속적 체험이나 이미지가 중요하다. 특히 종교 건축에서는 인간이 모여살기 위한 집으로서의 실용적인 기능을 넘어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건축으로서 상징적인 의미나 이미지에 의해 종교적 목적을 수행하는 건물이다.
이미지(image)는 의미의 총합적(總合的)인 집합이며 그로 인하여 생활 그 자체를 부(富)하게 하고 세상을 총체적으로 보아낼 수 있는 것이며 그것은 “사상(思想)의 핵(核)”이며 ‘태어나는 상태의 의미”라고 개념지을 수 있다.44) 이미지와의 관계에서 이미지를 풍기는 중심적인 것, 대표적인 것, 집점이 되고 있는 것 등의 의미는 중심(中心) 이미지로 개념지울 수 있다. 즉 일리아드(Eliade)가 말하는 중심의 상징성을 주고 있는 사상의 핵을 중심 이미지라 말할 수 있다.
중심 이미지는 시간성이나 주기성에 의하여 항상 변하고 이미지의 연결로 감소되거나 재생되거나 강화되는 등의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러한 중심 이미지는 장소를 형상화시키는 원형(原型)이 된다.45) 즉 하나의 중심에서 그 중심의 이미지를 이어받아서 주변에 새로운 중심이 생기게 되는데 이와 같이 이미지를 연결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향천성(向天性)과 방향성(方向性)이 나타나고 이러한 연결의 흐름을 이미지의 흐름이라 한다.
II-9-2 해인가람의 향천척(向天的)
이미지 흐름
전술한 바와 같이 해인가람의 주축은 당간지주→일주문→천왕문(봉황문)→불이문(해탈문)→중문(구광루)→3층석탑→주불전(대적광전)→보안문→대장경전→돛대바위로 이어지고 있으며 또한 산지에 위치한 해인가람은 일주문을 오르는 11단, 봉황문을 통과하는 5단, 해탈문을 오르는 20단, 구광루를 통과하는 21단, 대적광전을 오르는 22단, 대적광전 기단의 5단, 그리고 보안문(대장경전 출입문)을 오르는 마지막 24단 등 총 108계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세속의 온갖 시비분별을 떠나 108돌섬계를 짓밟아 헤침으로써 중생은 백팔번뇌(百八煩惱)를 떨쳐 버리고 시시각각으로 부처의 세계와 가까와지며 마지막 108번째 단을 넘는 순간이 바로 해탈의 문턱인 보안문을 올라 불의 세계로 나아가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법보전(대장경전 또한 법보전 기둥 48주, 수다라장전 기둥 48주, 동판전 기둥 6주, 서판전 기둥 6주 둥 총 108기둥으로 되어 있다)의 의미는 바로 해인가람의 이미지(image)의 핵(核)이며 종교적 목표인 해탈(解脫)을 상징한다.
Ⅲ. 결론
이상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l. 해인가람은 해동화엄 십찰의 하나로 창건되었다는 점과 해인가람의 명칭 그리고 주불전이 비로전인 점으로 미루어보아 화엄경(華嚴經)의 세계관(世界觀)의 표현이다.
2. 풍수지리적으로 보면 해인가람의 형국은 열배형국(行舟形局)이며 “떠나는 배”에 대한 대책으로 대장경판전 뒤 대 자연석을 돛대바위로 잡아 이 배의 범장으로 하였다.
3. 해인가람은 기능상 진입 공간, 수도 생활공간 예불 공간 등으로 나누어지며 이는 기능 구분이 위계적 구성(位階的構成)으로 표현되어 있다.
4. 해인가람은 4개의 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단은 진입 공간, 제2단은 수도생활 공간, 제3단은 예불 공간 그리고 제4단은 예불 공간의 핵인 대장경전으로 레벨 차를 두어 공간의 위계적(位階的) 질서가 단(段) 구분으로 표현되어 있다.
5. 해인가람의 좌향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남향이 적당하나 서남향인 것은 서방정토(西方淨土) 즉 연화장 세계를 향한 이미지의 표현이다.
6. 해인가람의 축선은 3개의 단선축형(段線軸型)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자연지형에 의한 제약이라기보다는 외부 공간 모듈에 맞는 산지가람의 창조적 자유성 내지는 서방정토를 향한 이미지의 표현이다.
7. 해인가람의 외부 공간은 성격상 과정적 공간, 주요 공간, 매체 공간, 핵심 공간, 승화 공간 등 5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공간들은 하나의 방향성을 이루면서 연속적으로 심연(探淵)된 공간 체계(空間体系)를 이루고 있다.
8. 해인가람은 화엄경의 세계관인 물질적 유기 세계는 진입 공간, 인간들의 세계는 수도생활 공간 정각에 의한 지혜의 세계는 예불 공간으로 구현화시킴으로써 연화장 세계(運華藏 世界)를 형상화(形象化)시키고 있다.
9. 해인가람은 일주문에서부터 법보전 출입문까지는 108돌점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백팔번뇌의 상징으로서 한단 한단 짓밟아 헤침으로써 중생의 세계에서 부처의 세계로 나아감을 향천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마지막 108번째 계단인 보안문 문턱 즉 해탈(解脫)의 문턱을 넘어 해인가람의 이미지의 핵인 법보전에서 부처의 세계로의 귀의를 표현하고 있다.
이상의 9가지 점은 실용적인 기능 수행의 단순한 공간에, 찰나적이고 환각적인데서부터 실재와 영원으로, 인간의 세계에서 불의 세계로 나아가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실존적 공간(實存的 空間), 즉, 연화장 세계(運華藏 世界)를 형상화(形象化)시킨 표현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