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대사는 위 나라 효명 황제가 그의 높은 도를 흠모하여 세 번이나 함께 있기를 청하였으나 끝내 사양하였다. 그리고 보내오는 예물 또한 세 차례나 사양하다가, 황제의 뜻이 간절하여 가사 두 벌과 금 발우와 비단 약간만을 받았다.소림사에서 아홉 해 동안 수도하던 달마 대사는 서쪽의 천축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이제 내가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 너희들은 저마다 그동안 얻은 바를 말해 보아라.”
도부가 먼저 말씀드렸다.
“문자는 취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습니다.”
“너는 나의 가죽을 얻었구나.”
다음에 비구니 총지가 나와 말씀드렸다.
“제가 본 바로는 아난이 아촉불국을 한 번 보고는 다시 보지 못한 것과 같습니다.”
“너는 나의 살을 얻었도다.”
이번에는 도육이 나와서 말씀드렸다.
“사대는 본래 공하고 오온도 본래 있는 것이 아니니, 제가 본 바로는 한 법도 가히 얻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달마 대사는 자신의 뼈를 얻었다고 평하였다. 그리고는 혜가가 나왔으나, 그는 아무 말없이 예배하고 물러가 다시 제 자리에 섰다. 이를 본 달마 대사가 말하였다.
“너는 나의 골수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정법안장을 가섭 존자에게 처음 전하신 뒤로 지금까지 이어져 나에게 이르렀다. 내 이제 이를 너에게 전하노니, 그대로 잘 지켜라. 그리고 가사와 발우를 전하여 법의 신표로 삼으니, 제각기 표시하는 바가 있음을 알아라.”
혜가는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해 주기를 달마 대사에게 간절히 원하였다.
“안으로 법을 전하여 마음을 깨우쳤음을 증명하고, 밖으로 가사를 전하여 종지(宗旨)를 확정한다. 후세 사람들이 갖가지 의심을 일으켜, ‘나는 인도 사람이요, 그대는 중국 사람인데 무엇으로써 법을 증득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으랴’ 하고 물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 이 옷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보이며, 나의 게송을 알려주어 교화하는 일에 지장이 없도록 하라.
이제 나의 게송을 잘 들어라.”
내가 본래 이 땅에 온 것은법을 전하여 중생을 제도하고자 함이니 한 송이의 꽃이 다섯 잎 피우면열매는 스스로 맺히리라.
吾本來玆土(오본래자토)
傳法救迷精(전법구미정)
一花開五葉(일화개오엽)
結果自然成(결과자연성)
달마 대사는 혜가에게 이 말을 전하면서 능가경 네 권을 주시며, “능가경은 곧 여래의 가르
침에 드는 문이니 여러 중생을 가르쳐 깨닫게하라”고 당부하였다.
그 무렵 많은 스님 가운데 광통 율사와 보리유지 삼장은 달마 대사의 덕을 시기하였을 뿐 아
니라 그 깊은 법을 이해하지 못하여 음식에 독약을 넣어 다섯 번이나 죽이려 하였다. 달마
대사는 그럴때마다 음식을 토해내어 무사하였는데, 여섯 번째에 이르자, 이미 법을 전하였
으니 때가 왔다고 하며 독약이 든 음식을 알고서도 그대로 먹었다. 그리고 앉은 채로 입적하
니, 후위 효명제 태화(太和) 19년의 일이었다.
제자들은 달마 대사의 영구를 웅이산에 장사지내고 정립사에 탑을 세웠다. 그러고 삼년이
지났을 때였다. 송운이라는 사람이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 돌아오는 길에 총령을 넘는 달마
대사를 만났다.
“스님 어디로 가십니까?”
“내 고향 서역으로 돌아가는 길이오. 그리고그대의 임금은 이미 세상을 떠났소.”
이렇게 말한 달마 대사는 짚신 한 짝을 매단 석장(錫杖)을 짚고 멀어져 갔다. 송운이 돌아와
보니, 명제는 이미 승하하였고 효장제가 즉위하여 있었다.
송운이 달마 대사를 뵈온 일을 자세히 보고하자, 황제가 이상히 여겨 묘를 파헤쳐 보라 하
였다. 뜻밖에도 그 안에는 빈 관과 짚신 한 짝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