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을 포함한 모든 대장경을 전산화한다
대장경 전산화의 궁극적 목표는 통합 대장경의 전산화이다. 곧 현존하는 모든 대장경을 체계적으로 연구, 정리하여 이를 전자 매체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팔만대장경의 전산화는 통합 대장경전산화의 한 부분이며, 한글대장경의 전산화 역시 그 한 부분이다.
통합대장경 전산화의 관건은 한자본의 전산화 곧 팔만대장경과 신수대장경의 전산화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한글대장경과 신수대장경은 팔만대장경을 저본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통합대장경 전산화의 첫 번째 관문은 팔만대장경의 전산화인 것이다.
불교 자체가 세계적 종교이기 때문에 정보로서의 불교 경전 역시 세계적 범위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불교학의 연구는 한국보다는 미국과 일본에서 더욱더 활발하고 또 앞서가고 있다. 그리고 현재 연구의 기본 텍스트 역시 팔만대장경이 아닌 신수대장경이다.
이러한 현실 인식은 전산화된 자료가 단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대상으로 쓰여져야 하며, 그 전제 조건으로 언어와 시스템에 상관없이 접근 가능해야한다는 명제를 도출시켜 내고 있다. 곧 세계 어디서나, 불교를 연구하는 이가 자신의 시스템과 자신의 언어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팔만대장경 입력의 의의와 한계
이번의 팔만대장경입력은 한자본 대장경에 있어서 세계 최초의 대장경 전체를 입력한 것으로 그 역사적 의의는 상당하다. 실로 통합대장경전산화의 결정적인 관건이 한자본의 입력에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는다.
이러한 역사적인 의의 외에도 팔만대장경의 입력은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고 있다.
첫째, 통합대장경 전산화의 구체적인 상을 마련하였다. 입력된 자료가 확보됨에 따라 팔만대장경의 구체적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게 되어 그 동안 추상적이었던 전산화의 행보가 구체화되었다. 팔만대장경에 사용된 자종이 약 30,450여 자에 이른다는 사실 등은 최초로 밝혀진 사실이며, 입력 과정에서 정리된 방대한 이체자에 대한 자료는 이후 교정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작업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게 되어 교정의 규모와 소요되는 비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마련할 수 있었다. 둘째, 연구역량 강화의 현실적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지금까지 입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다 보니, 연구 기능이 간과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실제 입력된 자료의 학술적 처리와 전산화를 위한 가공을 위해 연구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현실적 인식을 하게 되었다. 특히 이체자의 정리, 빈출 용어 정리, 경전간 내용 비교, 표점 작업, 교정 작업의 감수 등은 불교학 연구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서 입력된 자료의 가공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의의 외에도 입력 작업의 한계도 있다. 일본 국제선학연구소의 우르스 압Urs App교수가 지적하였듯, 입력 완료만을 강조하여 입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학문적 문제에 대해 그때그때 해결하지 않고, 이를 입력 이후의 과제로 이월하는 것은 유사한 작업을 반복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앞으로 계획
이후 계획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팔만대장경 전산화의 완성이다. 이는 크게 교정 작업, 표점 작업, 검색 엔진의 개발, 경전 및 대장경 체계 연구로 나눌 수 있다. 이와 함께 통합대장경전산화와 관련하여, 한글대장경의 전산화, 경전별전산화작업 등이 진행될 것이다.
맺는말
팔만대장경, 한글대장경의 전산화는 그 양이 방대하고, 지금껏 시도되지 않은 영역이기에 많은 시간과 자금, 그리고 노력이 요구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아무런 성과물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은 전산화를 여러모로 도와주는 많은 분들에 대한 도리도 아니며, 불교학의 발전에도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작업들을 진행하되, 그때그때 성과물들은 꾸준히 발표하여 많은 이들이 자유로이 사용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경전별로 전산화 프로그램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6년도에 약 80,504,000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팔만대장경의 입력은 이제 시작의 첫걸음일 뿐이다. 팔만대장경의 입력을 시작으로 불교가 이 시대에 새롭게 거듭 태어나도록 하는 전산화대불사는 하나씩 하나씩 진행되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