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 들어서 부처님이 계신 법당(금당)에 닿으려면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해인사 또한 세 개의 문이 있다. 일주문(一柱門), 봉황문(鳳凰門), 해탈문(解脫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문은 일주문이다. 일주(一柱)는 일심(一心)을 뜻한다.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신성한 가람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현판의 ‘가야산 해인사(伽倻山海印寺)’라는 글씨는 해강 김규진이 쓴 것으로 산문(山門)의 품격을 한층 더 높여준다. 일주문을 지나 양쪽으로 수문장처럼 굳건히 서 있는 노목(老木)의 사열을 받으며 걷다 보면 두 번째 문인 봉황문에 이른다. 봉황문에는 악한 것들을 물리쳐 가람과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역사 그림과 함께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다. 이어 가파른 계단을 올라 본당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인 해탈문이 나온다. 해탈문은 불이문(不二門)이다. 불이(不二)는 진리가 둘이 아니란 뜻. 부처와 중생, 생과 사, 만남과 이별이 모두 하나라는 말이다.
속가(俗家)의 문은 나와 너, 안과 밖을 구분하기 위한 경계이나 산문의 문은 이처럼 불법(佛法)의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이다. 차례차례 문을 지나는 일은 명징한 깨달음의 세계로
다가가는 통과의례이자 수행의 한 과정이기도 하다. 문 앞에서 두 손 모아 합장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