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생명의 기氣’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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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며 - 장원
1996년 02월 168호
쥐의 해를 맞이하여 쥐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해 보자. 모든 쥐는 어떻게 모두다 꼭 쥐처럼만 생겼을까. 이것을 설명해 주는 것으로 형태발생장形態發生場 이론이 있다. 마치 자석이 우리의 신체 감각을 통해서는 식별이 안 되는 자장이라는 존재에 언제나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생물체도 역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 어떤 \'생명의 장場\' 곧 형태발생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쥐를 쥐답게 꼴 지워 주는 형태발생장의 영향력이 유전물질인 DNA 속에 담겨 있다가 물리적인 작용과 화학적인 반응을 겪으면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차원을 벗어난 원격적인 활동을 통해 작용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 마리의 쥐가 지금 태胎의 상태로 발생하기 시작했다면 이 쥐의 태는 이제껏 존재했던 결과인 쥐의 형태발생장으로부터 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같은 종 내에서의 이러한 영향력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감소하지 않으며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약화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되풀이 되는 수만큼 누적되기 때문에 한 종의 개체수가 많이 번창할수록 그 종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발생장의 성격은 더욱 뚜렷해진다. 다시 말해 생물의 한 종 안에서 특정한 시간이 빈번히 일어날수록 다음에 오는 세대에 동일한 사태가 발생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 종의 생물군 가운데에서 어떤 일부분의 개체가 특정한 신체적 특성을 발달시키거나 특정한 행동 양식을 터득하여 반복하게 되면, 그것이 종 내에 축적되고, 그러한 특성이나 양식이 후대에 살게 될 다른 개체에 형태발생장을 통해 공명 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들의 직접적인 피붙이나 직계혈통이 아닐지라도 한 종 내에 누적된 신체적인 특성이나 행동 양식은 모두 후대의 다른 자손들에게 전수된다는 것인데, 이러한 현상을 \'형태공명形態共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 있는 쥐에게 새로운 재주 한 가지를 가르쳐 놓을 경우, 얼마 뒤 뉴욕의 쥐, 호주의 쥐, 아프리카의 쥐들이 같은 재주를 배울 때는 더 쉽게 익힌다는 것이 형태공명의 요체이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은 이미 하버드 대학의 저명한 심리한 교수였던 맥더걸과 여러 학자들에 의해 수차례 실시되었으며 그 옳음이 밝혀졌다. 형태공명을 통한 이렇나 유전의 위력은 서로 다른 종의 개체에도 그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하면 지구의 어떤 장소에 사는 한 생물종이 아주 먼 다른 장소에 살고 있는 전혀 다른 종으로부터 형태공명의 기氣곧 생명의 기氣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 개체에 익혀진 정보나 질서 또는 버릇이 곧 우주 전체에 공명하여 다른 시공간의 다른 개체에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형태발생장론에 따르면 한번 있었던 일은 지금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미치며, 지금 일어나는 일은 미래에 있게 될 사건에 영향을 준다. 다른 복잡한 요소가 작용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자주 되풀이 될 수록 미래에도 되풀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어떤 것이든 선형으로 그리고 단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맴돌이 현상에 의해 진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연기법이나 윤회사상을 인류 역사의 발전 과정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신과학적 개념이다.
사실 우리 인간 개개인은 결코 혼돈의 와중에서 우연히 잉태된 예외적이고 확률적인 존재가 아니라 새시대의 필연과 당위에 의한 우주적 산물이다. 우리는 우주 그 자체로서 면면한 흐름을 이루며 진화 그리고 윤회하는 하나의 옴살스런 생명체이다. 불자들이 먼저 환경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하고 아울러 환경 보전에 행동으로 나서면, 이것이 다 생명의 기로 축적되고 온 우주에 공명하여 세상을 푸르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환경을 살리는 일, 선업을 쌓는 일에 다름 아니다. 불자들이 먼저 생명을 살리는 일에 좀더 근본적으로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