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거란 기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던 것 같다. 윗반스님들로부터 치문반 하안거가 가장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어와서 잔뜩 긴장한 채 지냈다. 하지만 긴장만으로 지낸 것은 아니다. 처음 겪어보는 과정인 만큼 무엇이라도 더 경험해보고 얻어 보려고 노력했다. 더운 날씨에 빡빡한 생활 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현재 이 순간 이곳에서 수행생활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했다. 힘든 시간을 통해서 나의 모난 점을 깎아내며 여러 사람과 둥글둥글하게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힘썼다. 혼자서 라면 힘든 일도, 같이 생활하는 도반들의 도움으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이 먹고 자며 모든 강원생활을 같이 하는 ‘도반’이란 존재가 이렇게 소중하고 힘이 될 줄은 몰랐다. 늘 도반들에게 감사하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돌이켜본다. 하안거 마지막에 용맹정진에 참가해 본 것도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체험이었다. 화두를 얻기 위해 삼천배를 하며 끝없이 하심下心하려 노력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말로만 들었던 ‘참선’을 일주일이란 짧은 기간이나마 실참할 수 있었던 점이 참으로 좋았다. 사중의 어른 스님들은 물론 선원, 율원스님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너무나도 좋았고 인상 깊었다. 어른스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 것 같다.
어느덧 하안거를 끝내고 해제방학을 맞았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기억도 가물하고 아득할 뿐이다. 윗반스님께서 ‘그때 당시는 힘들고 못 견딜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니란 것을 알 것이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새삼 실감이 났다. 나에게 맞지 않는 상황에 처해서도 피하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헤쳐 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함을 배웠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비우고 낮추어서 외부의 경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잘 잡는 법을 배워나가야 함을 느꼈다. 이제 4년이란 강원생활 중 겨우 1/8을 생활해 봤을 뿐이다. 앞으로 경험해 볼 새로운 나날들에 대해 희망 반 걱정 반이지만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수행, 정진할 것이다. 윗반 스님들께서 나의 모난 점을 잡아주시려고 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같이 생활하는 도반스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마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