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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스님들만 아는 것 - 조반석지朝般夕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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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 종현 2013년 10월 380호

해인사는 새벽과 밤에 야경과 감상을 돈다. 야간순찰이라고 할까.
야경은 새벽과 밤 9시까지, 감상은 더 늦은 시간인 밤 10시에서 11시경에 돈다.
절이 워낙 크고 대중들이 많기에 대중들의 지켜야 될 규율, 단체생활 규범등을 감시하고 천년을 이어오는 문화재와 성보를 보전하는 일등, 스님들이 자체 치안조직을 만들어서 새벽과 밤에 시간을 정해 순찰과 감상을 도는 것이다. 야경을 돌때는 경쇠(일명 딸랑이)를 들고 각 건물마다의 지정된 장소와 시간에 맞춰 경쇠를 흔들어 준다. 이 소리를 듣고 혹 나쁜 마음을 먹었더라고 고쳐 잡고 악한 마음과 행동을 내려놓으라는 소리로 보내는 메시지인 것이다.

강원에 1학년으로 입방했을때 필수적으로 전수를 받는 것이 감상 도는 법이다. 새벽(3시10분, 5시, 6시)세차례, 저녁(저녁 6시 7시 8시)세차례 시간을 정해 도는데 돌면서 각 구간마다 키고 꺼야 될 전등스위치와 종을 울리는 장소에 대해서 습의를 받는다. 새벽에는 봉황문을 열고 각 전마다 외등을 끄며 새벽시간에 올라오는 사람들이 등산객인지 신도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저녁에는 봉황문을 닫고 외등을 켜며 대적광전과 삼법당 문이 잘 잠겼는지, 아직도 사중에서 내려가지 않은 관광객이 있는지 살피고 하사를 안내해야 한다. 그 와중에서도 시간과 장소를 맞춰서 불을 켜고 종소리를 울리는 것이 중요한 야경 포인트다.

여느 절집도 마찬가지겠지만 예불은 빼먹지 않고 늘 모시는지라 스님들간에 야경을 제대로 잘도는지 일부로 감시하지 않고도 서로가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를 아침과 저녁 두군데에 뒀다. 바로 조석 예불시간의 조반석지.

야경을 돌다가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서 법당에 도착해 새벽예불은 반야심경의 ‘반야’, 저녁예불은 예불문의 ‘지심귀명례’에서 세 번 흔들어주어야 한다. 또 발우공양을 할때는 첫 번째 죽비 일성에 경쇄를 흔들어야 한다. 다른 곳을 잘 돌아놓고 이때의 타이밍을 놓치거나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경쇠를 울리면 예불을 하면서 대중 모두가 들었기 때문에 여지없이 선배스님들의 참회가 떨어진다.
그래서 감상을 돌때는 다른 곳은 빨리 돌고 서둘러 법당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조반석지’에서 경쇄를 흔든다.

한번은 스님이 야경을 돌다가 나이 드신 노보살을 안내하며 그만 조반석지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여지없이 윗반스님에게 참회를 받았다. 행은 선행을 했지만 대중들과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보살님 안내는 주위에 다른 스님이나 불자들에게 부탁해서 일처리를 하고 돌아와서 조반석지에 맞춰 경쇄를 흔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그시간에 그 종소리를 듣고있기 때문에…지극히 맞는 말씀이시다.
예불에 집중할 시간에 경쇄소리가 나는지 않나는지 일부러 감시야 하지 않겠지만 꼭 빼먹었을때를 골라내 잡아내는 상판스님의 지적에 감탄할 뿐이다.
오늘도 대중스님들은 ‘딸랑’ 하는 야경소리를 들으며 순찰을 잘 돌고있다는 안심으로 부처님께 예불을 모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