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국 전
10년 전 내가 중동을 다닐 때만해도 인터넷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인터넷이 갑자기 많이 발달해서 여행을 가기 전 준비하기가 많이 수월해졌다. (물론 그런 인프라도 없는 곳이 많지만) 이집트의 경우 웬만해서는 공항에서 15 달러를 내면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으며, 30일간 체류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했다. 또한 가기 전 hostel.com 이라는 호스텔 검색 사이트를 이용, 카이로 중심부에 있는 저렴하고 친절한 호스텔을 찾아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곳에 미리 연락해 무료 공항 픽업 서비스도 부탁해 놓았다. 현지 호스텔은 하루에 10 달러, 우리 돈으로 만2천 원 정도밖에 하지 않아 비용 면에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었다.
숙박시설의 경우 가능한 취재를 하려는 장소와 가까운 곳으로 잡는 것이 좋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편도 최대 한 시간 거리를 넘지 않도록 한다.
또한 가기 전 되도록 통역을 구하는 것이 좋다. 나는 통역도 안구하고 현지부터 무작정 들어간 적이 부지기수였다. 결국 미리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 그러나 요즘은 제3세계 국민들이라 하더라고 SNS 라고 불리는 소셜네트웍 웹사이트에 많이 가입했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통역도 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구글과 라잇스토커 (사진가들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검색했고, 페이스 북과 iTalki라는 것도 이용했다. 라잇스토커를 통해 찾은 전문 통역은 이집트에서도 하루 일당이 200 달러라고 한다.
그래서 그 전문 통역을 통해 다른 통역을 소개받았다. 다른 통역은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통역비가 낮았다.
2) 현지에 입국하면서
현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휴대전화번호 확보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가 대부분 SIM카드를 휴대폰에 자유롭게 갈아 끼울 수 있는 GSM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현지에 도착해서 가능한 빨리 SIM 카드와 전화충전카드 (텔레폰 카드) 를 사야 저렴한 가격에 전화나 문자를 할 수 있다. 물론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어서 로밍이 자동적으로 가능하게 됐지만 그러면 요금이 많이 나온다. 또한 국내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은 SIM 카드가 잠겨있어서 해외에서 GSM 카드를 바꿔 끼워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현지에서는 노키아 등에서 만든 저가 폰을 사서 문자와 전화 등 간단한 기능만 쓸 수 있는 전화기를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교통편의 경우 여러 옵션이 있지만, 중동국가의 경우 대부분 미니버스나 “세르비스”라고 하는 합석 택시가 있다. 마치 80-90년대 우리나라 택시처럼 방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같이 타는 택시이다. 처음 그 학생이 현지에 도착해서 미리 섭외한 통역과 교통편을 이야기하던 중, 그 통역이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나스르 시티까지 갈려면 택시를 고용, 하루에 100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학생이 머물고 있던 호스텔의 프론트에서 일하던 청년과 통화, 카이로에도 미니버스가 있으며, 호스텔 위치에서 람세스 역으로 걸어가면 나스르 시티로 가는 버스가 수십 편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요금도 2 이집트 파운드. 우리 돈으로 321원이었다! 그런데 그걸 그 학생은 경험이 없어 현지인 말만 듣고 하루에 12만원 상당의 돈을 내고 다닐 뻔 했던 것이다.
3) 취재 중 유의사항
이번 이집트 취재처럼 시위의 주체가 텐트촌을 차려놓고 연좌농성을 하거나 지진 등 피난민들처럼 캠프가 형성돼있을 경우, 하루 및 며칠 밤을 샐 각오를 하고 침낭 및 간단한 세면도구를 챙겨 소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중요한 신분증이나 서류, 취재비 등은 호텔의 안전한 곳에 놓고 본인의 여권과 최소한의 경비 등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또한 가능하다면 물과 간단한 음식 (예를 들어 ‘에너지 바’라든지 빵이라든지) 을 갖고 다니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취재를 다니면서 통역 등 현지인들에게 덕과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재를 하는 사람은 그들의 행동목적과 사정을 이해하려는 사람이어야 하고, 그들보다는 좀 나은 환경에서 온 사람들이다. 약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현지인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뜻하지 않게 위급한 상황이 왔을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현지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학생은 전화기도 없었고 SIM 카드도 사지 않았다. 결국 취재 2주 만에 정부군이 텐트촌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시작했고, 그 학생은 캠프에 진입하려다 경찰에 적발돼 카메라 장비를 모두 빼앗기고 구치소에 수감되기까지 했다. 비록 그 다음날 풀려나기는 했지만 너무 당황해 그냥 호스텔에 돌아와 학생의 출신국 대사관에 연락하기는 했지만 대사관이 휴무라 이틀을 꼬박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었다. 사흘 후 그 대사관은 학생을 도와주지 않았고, 결국 학생은 통역과 함께 해당 경찰서에 가기는 했지만 카메라와 렌즈, 비싼 ‘띵크땡크’표 가방을 모두 압수당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럴 경우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통역에게 전화를 걸어 당일 카메라를 돌려받도록 노력해야 했다.
물론 이런 소요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제3세계 취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그 학생이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 결국 누구나 어딘가 에서부터는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