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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달 후 어떤 총무원장을 선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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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 편집실 2013년 06월 376호

우리 종단의 35대 총무원장을 뽑는 선거가 다섯 달쯤 후에 치러진다. 총무원장, 중앙종회의원, 교구종회의원의 선거일을 규정하고 있는 선거법 22조 ① ②항에 따르면,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는 그 임기만료일 전 30일 이후 첫 번째 목요일에 실시하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선거일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규정한 본종의 주요 행사일이거나 공휴일인 때에는 그 다음 주 목요일로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일은 10월 10일이다.

총무원장의 지위와 권한에 대해서는 종헌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종단 대표자로, 종무행정의 최고책임자, 종무행정기관의 수반, 대의기관, 기본권 보호기관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지닌다. 그런 만큼 임기(4년)를 보장하고 있으며, 1차에 한해 중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총무원장의 구체적인 지위와 권한은 다음의 아홉 가지다. ①총무원장은 본종을 대표하고 종무행정을 통리한다. ②중앙종회에 종헌 종법 개정안, 종법안 제출할 수 있다. ③종법에서 위임받은 사항과 종법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종령을 발할 수 있다. ④종헌 종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총무원 임직원과 각 사찰의 주지를 임면한다.⑤종헌 종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종단과 사찰에 속한 재산을 감독하며, 그 처분에 있어서 승인권을 가진다. ⑥사찰이 재산을 처분하고자 할 경우에는 총무원장은 타당성 여부에 대한 감사기관의 사전 조사를 거쳐 승인하여야 한다. ⑦총무원장은 종헌 종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분담사찰과 직영사찰 등 중요사찰의 예산승인권 및 예산조정권을 가진다. ⑧종헌 종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 포교, 역경, 복지, 문화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중앙종회의 의결을 거쳐 특별분담사찰 및 직영사찰을 지정할 수 있다. 직영사찰의 주지는 종헌 제99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임기년한을 두지 아니한다. 직영사찰과 특별분담사찰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종법으로 정한다. ⑨총무원장은 징계의 사면, 경감, 복권 및 종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포상을 종정에게 품신할 수 있다.

총무원장은 또 종단 정치의 정점이다. 종단 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일상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 행보가 늘 주목받는 지위이다. 나아가 종단의 발전 전망을 제시하는 정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종도들의 의지를 집약시켜야 하는 통합적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지닌다.

종도들은 어떤 총무원장을 원할까. 지난 5월 9일 사부대중연대회의는 “일찍이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내신 한암스님께서는 ‘신력信力이 견실하여 사업에 유시유종해야 하며, 금전상에 과실이 없어야 한다. 역경에 처해도 능히 인내할 수 있어야 하며 사리에 명백 원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불사에 공로가 많되 겸손해야 한다’라고 종무총장(지금의 총무원장)의 자격요건을 제시한 바 있다”면서 9개 항의 요건을 제시했다. 한국불교의 쇄신과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청정성과 수행이력을 지니고, 권력으로부터 예속되지 않고, 종단 발전의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스님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정성 회복과 정법 구현을 위한 사부대중 연대회의’는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참여불교재가연대, 정의평화불교연대, 민중불교동지모임 등 4개 단체가 모여 지난해 5월 24일 구성한 단체이다.


9개 항은 ▶위기에 처한 한국불교를 쇄신할 개혁을 추구하는 자여야 한다 ▶비구 선언을 한 자이어야 한다 ▶최소한 억대 도박, 여성편력, 폭력, 공금횡령에 관한 범계행위가 없어야 한다 ▶권승의 이력이 없어야 한다 ▶일정 기간 동안 선수행을 한 자이어야 한다 ▶승적이 확실해야 한다 ▶특정 문중에 편파적이지 않아야 한다 ▶일정 기간 동안 자비희사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비구니 스님도 총무원장이 될 수 있다 등이다.(불교포커스, “범계행위자가 총무원장이 될 수는 없다”, 2013. 5.9)

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낸 대강백 무비 스님은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과의 대담에서 총무원장 후보자의 제1덕목을 ‘불교를 정확히 아는 스님’이라고 강조했다. “1700년 한국불교 역사를 대표하는 자리가 총무원장입니다. 종단 대표는 누구보다 불교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불교 대표가 불교를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죠. 적어도 불교에 소신과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소신과 철학을 보살정신으로 구현하려는 서원도 있어야 하고요. 그것을 갖춘 사람이 지도자가 되고, 그 자리에 오르면 관철시켜야 합니다.”(불교닷컴, “불교 모르면 총무원장 나서지 말라…철학 있어야”, 2013. 5. 21)

무비스님은 현 총무원에 대해서는 “종단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구심점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소임을 왜 보는지 모르고 있는 거죠. 총무원장은 책임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총무원은 윗물이에요. 윗물은 자나 깨나 구세대비를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총무원은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어요. 원장부터 부장까지, 그리고 종무원들이 모두 모여 매일같이 왜 존재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되뇌어야 합니다. 우리는 불교 때문에 살고, 불교에 의해서, 불교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요. 사람이 부처님이란 의식을 갖고 중생제도를 하는 명분으로 살아야 합니다. 불교다운 불교를 중앙에서터 실천하면 안 될 일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답답할 뿐이죠.”

자성과 쇄신 결사에 대해서도 “‘자성과 쇄신’이라는 명제는 참 좋았어요. 그런데 근사한 명제를 감당할 \'사람\'이 없어요. 학자들 모아서 정리한다는데, 실천 방안이 없어요. 4년 세월, 해가 저물고 있는 데 결론이 안 나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후보자의 자격 요건을 비롯한 공약 사항, 이후 4년 동안 종단이 이뤄내야 할 사업 등이 거론되고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수면 밑의 논의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예전의 선거과정을 보면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후보자들이 선거운동 기간(20일)에 즈음해서야 출마 여부를 밝히기 때문이다. 또 종책토론회도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논의를 제약하고 있다.

종책토론회와 관련해 선거법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총무원장 선거기간 중에 각 후보자가 참가하는 종책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다”(제47조 종책토론회)고 했는데, 의무사항이 아니다. 하지 않아도 되며, 선거법에서 정한 토론회 외 집회의 개최를 금지하고 있다. 종책자료집의 배포도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32면 이내의 종책자료집 1종을 해당 선거권자의 2배수 이내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선거법 제39조 종책자료집)

총무원장은 앞에서 밝혔듯 종단을 대표하는 지위를 지닌다. 그런 만큼 선거과정에서 폭넓은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뽑혀야 한다. 현행 선거법이 다양한 견해를 논의하는 과정을 제약하고 있는 만큼 후보들이 적극 나서 토론회와 종책 발표의 장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후보들은 종도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직접 대면해 그 목소리를 들어야 하며, 종도들에게 후보자가 이루려는 전망이 무엇인지 설명하여야 한다. 그래야 종도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이는 이후 종책 집행의 동력이 된다. 또 대외적으로 종단의 권위가 상승되는 뒷받침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