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판전 주춧돌 모양은 왜 서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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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이야기 - 성안┃팔만대장경 보존국장
2013년 04월 374호
우리나라와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은 탑을 만드는 재료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는 불교가 전래된 이후 뛰어난 돌을 다루는 기술로 많은 탑을 조성하여 석탑의 나라라고 한다. 중국은 문화혁명시에 많은 문화재가 파괴가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벽돌로 만든 탑들이 남아 있어서 전탑의 나라라고 한다. 일본은 쿄토를 비롯한 많은 지역에 나무로 만든 거대한 탑들이 있어서 목탑의 나라라고 한다. 이렇게 돌을 자유자재로 다룰수 있는 우리 조상들이 왜 장경판전 주춧돌은 가공하지 않고 자연석을 사용하였을까? 그 이유는 우리 조상들이 장경판전 건물에 천연의 재료인 나무, 돌, 흙을 사용하면서 그 재료가 가진 천성을 그대로 존중하면서 그에 맞게 인위를 더하여 천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이치에 있다고 본다. 먼저 수다라장과 법보전 건물의 주춧돌을 자세히 보면 가공하지 않은 자연석이라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다. 이러한 가공하지 않은 자연 주춧돌을 덤벙주초라고 한다. 자연석을 그대로 초석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이때 강돌보다는 산돌을 이용한다. 이렇게 울퉁불퉁한 자연석 주춧돌 위에 나무 기둥을 올려 놓는 우리 조상들의 탁월한 건축방법을 그렝이 기법이라고 한다. 자연석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우면서 주춧돌을 고르게 다듬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주춧돌을 놓고 주춧돌의 모양대로 기둥의 밑면을 가공하여 올려 놓는 기술이다.
이렇게 그렝이 기법으로 기둥을 세우는 것은 단순히 돌이 지닌 천연스러움을 살리는 조형의 아름다움은 물론 구조적으로도 서로 마찰면적이 증가하여 지진발생시 주춧돌과 분리된 기둥이 미끄러지며 지진의 충격을 분산하도록하는 탁월한 내진 설계 방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