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교도소를 다녀왔습니다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유마의 방 - 채수창 2013년 04월 374호
지난 1월말 목포교도소에 수감중인 성범죄자에 대해 교화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목포교도소는 재소자가 1,200여명이고 교도관은 300여명입니다. 마침 무안 여성성폭력상담센타로 송옥주 소장으로부터 5시간에 걸친 교육을 부탁받아 처음으로 교도소를 갔습니다. 물론 안양교도소에 면회를 가본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안에까지 들어가서 교육을 하고, 교도소장의 특별 안내를 받아 감방, 작업장, 식당, 체육시설 등 구석구석까지 둘러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다가온 낯선 느낌은 재소자 공간을 들어갈 때부터 휴대폰 등 외부와 통할 수 있는 장비는 일체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강사인 저도 예외 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음은 첩첩히 계속되는 철장문과 그 철장문이 열리고 닫힐 때 들리는 육중한 소음이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천장마다 설치된 CCTV가 무섭게 노려보고 있어 더욱 위축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교화를 위한 강의실에 들어서자 성범죄로 복역중인 12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대부터 60대까지 골고루 있었고, 교도소에서 17년을 복역중인 사람이 있었고, 3개월 후면 출소할 사람도 있었습니다. 첫 느낌이 12명 모두 인상이 착해 보였고, 피부를 비롯한 용모가 깨끗하였습니다. 보통 성범죄자가 검거되어 TV에 비칠 때는 엄청 흉악범처럼 보였고, 범죄 내용은 치가 떨릴 정도로 무섭고 잔인했는데 재소자들의 인상은 전혀 그렇지 않아 오히려 제가 당황했습니다. 처음 강의를 위촉받았을 때 송옥주 소장에게 여성이 강의를 하면, 재소자들이 여성 강사를 “강사”로 대하기보다 “여성”으로 처다보지 않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만큼 재소자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컸던 것입니다.

재소자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을 말하라고 하자, 보통 어머니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였으나 몇 명이 그 마저도 말을 못하였습니다. 아마 가장 사랑받아야 할 어머니에게도 버림받았거나, 일찍 헤어져 사랑할 수 없었던 같았습니다. 순하고 착해 보이는 인상속에서도 가장 필요한 사랑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늘이 보였습니다. 3개월 후 출소하는 사람은 기다리는 가족과 갈 곳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고, 다른 사람들은 출소와 함께 기다리고 있는 신상정보 등록, 전자발찌 착용, 성충동 억제 약물 투입 등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교도소에서 이토록 오래 형을 살고 있는데 또 다른 형벌이 기다리고 있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형이 확정된 재소자에게까지 소급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 제대로 교화되도록, 그리고 출소하여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의 우려와는 달리, 최근 성폭행, 여성 살인 등 흉악범죄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성폭력 범죄는 최근 5년 동안 60%이상 급증해 2011년 22,034건이 되었고, 그 가운데서도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범죄는 총 1,054건이었다. 하루 평균 2.9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2012년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여학생 납치 성폭행 사건, 경남 통영에서 발생한 성추행 후 발버둥 치자 목졸라 살해하고 야산에 암매장한 사건 등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끼치는 사건입니다. 잔인한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국민들은 더욱더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집니다. 새 정부에 희망하는 행복의 조건을 묻는 한국일보 신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84명중 38.3%(3위)가 성폭력, 학교폭력, 흉악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선택했습니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정부의 대처 또한 강해지고 있습니다. 신상등록 대상을 확대하거나, 법정형을 상향하고, 법무부 및 경찰청에서 각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성폭력 등 강력범죄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범죄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검거하여 수용하여 교화하는데 까지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런 비용을 들이고도 피해자의 피해가 제대로 구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용자도 출소 후 또 재범의 구렁에 빠집니다. 재범율이 30%를 넘습니다. 형사정책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범죄로 인한 연간 사회적 비용이 158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범죄가 발생한 후 검거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것이, 출소 후 재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예방은 잘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에 소홀하고 검거해야 언론 및 사회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범죄 검거기관만이 중요시 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몇일 전 어느 교도관의 글을 읽었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경찰서와 소방서를 방문한 후보는 있었지만, 구치소와 교도소를 방문한 후보는 없었다고. 범죄 예방 및 재소자 교화에 사회의 관심과 국가의 예산지원이 절실합니다. 그것이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길입니다.


채수창 님은 경찰대학교 법학과를 1기로 졸업하여 전북 김제경찰서장과 서울강북경찰서장을
역임하였으며 지금은 전남경찰청 경비교통과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