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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새해, 시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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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의 방 - 김수필 2013년 01월 371호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 우리는 항상 희망을 가진다. 희망과 기대없이 살 수 없는 게 바로 우리 인간이다. 2013년 계사년 새해에도 필자는 어김없이 새로운 희망 몇 가지를 품어보려 한다.
먼저 우리가 선택한 새 지도층이 빈번한 정치 경제적 위기상황과 불안정한 국내외적 정세에 잘 대처하여 국민이 조금 더 마음 편한 삶을 살도록 힘쓸 것을 기대해 본다.
또 미국, 중국의 경제상황이 나아져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도 한숨 돌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정세가 길어지다 보니 경제성장이 지연되고 빈부격차가 심하여 양적비교만으로는 행복하기가 힘든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 국민들도, 양적성장, 남과의 비교우위만을 행복의 기준으로 삼지 말고, 현재에 대해 감사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행복의 참의미를 찾아볼 것을 기대해 본다.

이러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시작하면서도 우리는 냉철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여기에 대처할 마음의 준비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요즘 세계에서 어렵지 않은 나라는 없는 듯하다. 가난하지만 행복의 기준을 돈에 두지 않는 히말라야의 소국 부탄,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스위스, 북구라파3국, 독일정도가 그나마 나은 모양이다. 그러면 왜 전 세계적으로 이런 위기가 닥쳐왔을까. 세계는 지난 4,50년동안 비약적인 경제적 성취를 이루고 그에 따라 인류의 욕망도 부풀러져 왔다. 그러나 양적경제 성취의 뒤안길에는 부채에 의한 성장, 고용없는 성장, 낮은 생산성이라는 모순이 쌓여온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성장의 모순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나라가 바로 우리 이웃 일본이다. 일본은 1945년 2차 세계대전에 처참하게 패하였으나 한국전쟁을 계기로 경제적 역전에 성공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의해 큰 피해를 입은 중국과 북한이 한국전쟁을 도발하여 위기의 일본을 다시 일으켜주니 역사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지금 일본이 경제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그동안 일본이 축적해온 부는 엄청나며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나간다고 하겠다.
한때 아시아의 경제신화였던 일본이 20년간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나타난 어려움을 살펴보자. 첫째 국가부채가 엄청나게 늘어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나라를 운영해 나가기가 어려워졌다. 둘째 엄청난 노인복지 예산을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져 높은 노인자살률, 높은 독거노인수 등으로 그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셋째 청년일자리부족으로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고, 월급이 너무 낮아 젊은이들의 의욕이 땅에 떨어졌다. 이에 따라 결혼 포기, 출산 포기가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넷째, 가족,친족 유대가 약해지고 핵가족화의 보편화를 넘어 1인가족이 많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유대가 없어 외로운 개인이 많아지면서 이에 따른 사회적 병리현상이 급속히 나타나고 있다. 다섯째 노령화가 지속됨에 따라 정치인들이 노인중심의 선심정책을 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이 좌절하고 세대간의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여섯째, 이러한 사회현상을 배경으로 신흥종교가 크게 발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종교가 정신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개인을 위로하여주지 못하여 생긴 현상이라 보인다.

우리 나라는 지난 4,50년 동안 일본을 모델로 하여 경제를 성장시켜왔다. 그리고 급속한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민주화에도 성공하여 민주화나 시민사회 측면에서는 오히려 일본보다 앞서간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러나 이제 일본은 본받으면 안 될 나라가 되었다. 지난 20여년간 일본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장기불황과 그에 따른 사회병리현상은 우리에게도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을 국정의 방향으로 삼아야 했음에도 이를 등한시하였다. 결국 지난 4~5년간 우리나라에도 그간 일본의 어려움이 그대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인구고령화, 경제저성장, 청년실업문제, 정치 포퓰리즘, 세대간 갈등 등등이 그대로이다. 앞의 수레가 엎어진 것을 본 뒷사람이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복거지계(覆車之戒)\'의 교훈을 마음속에 되새겨, 일본을 실패를 본보기로 삼되 우리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정말 어려운 과제들이 2013년을 기다리고 있다.

종교계에는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선 북미와 유럽에서는 기독교가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교회와 성당에 가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 것인데, 세계경제가 어렵고 불안정한 이 시대, 그래서 인류에게 더 많은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이때에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가 종교적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계가 그 원인을 잘 살펴보고 거울로 삼는다면, 장기불황과 사회불안정이라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위로해주고, 참행복과 희망의 의미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사회병리현상을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불교는 국가에도 기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소비가 미덕이 아닌 나라,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부탄은 불교국가이다. 내면의 행복을 추구하는 철학을 가진 불교가 크게 활약할 시대를 맞은 것이 아닐까?
조금 잘못되면 어려운 개인들이 사이비신흥종교의 손아귀에서 신음하게 될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한국의 종교계, 특히 불교계의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는 활약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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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필 님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SK 텔레콤 부사장과 SKC 부회장 부회장을 지냈다.
현재 연해주에 사는 고려인 동포들을 돕는 “최재형 장학회”를 창설하여 상임고문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