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께서는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설법을 했으니 이를 대기설법이라 한다. 또한 평생을 중생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설법을 했고, 제자들도 중생이 있는 곳으로 가서 전도하도록 했다. 인도말로 쓰인 불경이 중국인에게 전파된 시기는 구마라집과 현장 등의 역경사업 덕분이다. 한글대장경과 한글찬불가 또한 중생을 위한 노력의 하나다. 찾아가는 설법과 중생의 눈높이에 맞추는 설법은 불교의 기본 전법자세라 할 수 있다.
기독교라는 종교 역시 중생에게 찾아가는 종교, 중생의 눈높이에 맞춘 종교로 탄생한다. 헬라어 히브리어로 되어있고 고급 수사만 접근할 수 있게 된 성경이 구텐베르그의 인쇄기를 통해 대량으로 인쇄되기 시작했고, 윌리엄 틴들은 1525년에 영어로 번역한 신약성서를 처음으로 출간한다. 영국의 평신도가 영어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종교혁명을 이끈 개신교의 수장 루터 역시 성경을 읽기 쉽게 만드는데 주력했다. 루터성경은 성경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 주석, 설교집, 기도서, 찬송가, 목판화, 삽화, 장식을 넣어서 읽기 쉽고 보기 좋게 꾸몄다. 1529년 발간된 개인 기도서는 어린이조차도 이해할 수 있게 그림과 비유로 꾸몄다.
이처럼 불교도 기독교도 초기에는 찾아가는 설법, 중생의 눈높이에 맞추는 설법을 했다. 한 명이라도 더 불교로 이끌고자 한다면 찾아가는 설법이 맞다. 시장에서 하루하루를 근근이 연명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내서 사찰까지 찾아올 수 있는가. 그러나 오늘날 불교는 석가모니처럼 찾아가는 설법을 하지 않는다. 이는 기독교, 카톨릭도 마찬가지다. 설법의 기본 자세를 잊어서라기보다는 환경의 변화가 이렇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환경적으로 중생을 찾아가는 설법이 가능해진다면? 불교는 석가모니가 초전법륜을 위해 5비구를 찾아간 것처럼, 그 이후로 제자들을 전법에 보낸 것처럼 중생을 찾아가는 설법을 해야 할 것이다. 찾아가는 설법이 가능해진 환경이란 바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를 말한다.
로이 최라는 한국인 요리사는 실직을 하자 트럭을 구입해 고기BBQ라는 노점상을 한다. 타코라는 햄버거 비슷한 요리를 파는데, 맛도 좋고 품질도 좋아 고객의 반응이 좋았다. 문제는 단골을 다시 만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고기BBQ도 이동하고 고객도 이동한다. 그래서 트위터라는 SNS를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남기기 시작했다. \'11시부터는 A역 1번 출구에 있는데, 2시부터는 B역 3번 출구에서 팝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로이 최가 쓴 글은 1초만에 로이 최의 트위터 친구들 즉, 수 만 명의 단골들에게 전파된다. 단골은 고기BBQ의 현재 위치를 항상 알 수 있게 되고, 자기 회사 근처로 고기BBQ가 오면 미리 줄서서 고기BBQ의 타코 요리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로이 최는 단골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타코 요리의 열 배 가까운 하루 800개의 타코를 팔 수 있게 되었다.
노점상이 아닌 동네 가게들도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수 만 명에게 뭔가 알리기 위해 지불하는 돈은 0원이다. 인터넷과 SNS는 무료이기 때문이다. 반면 종이 전단지를 나누어 주면서 이벤트를 알린다면 전단지 한 장을 100원으로 잡을 경우 5만 장만 인쇄해도 5백 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전단지를 뿌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람들이 제대로 전단지 내용을 읽었는지도 파악되지 않는다. 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홍보는 돈이 들지 않으며, 스마트폰 쿠폰은 사용자가 언제 어디에서 쿠폰을 활용했는지도 파악 가능하다. 종이 우편물과 달리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등은 수신 여부 확인이 손쉽다.
그래서 스마트시대에는 스님들도 스마트하게 설법해야 한다. 돈도 들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설법이 가능하며, 중생과 소통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놔두고 과거처럼 먹고살기 바쁜 중생을 사찰로 오게 할 필요는 없다. 종교인은 설법이 목적인 것이지 사찰에 오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대다수가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다. 카카오톡은 채팅창을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그룹대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사찰 신도를 그룹으로 묶어서 전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다. 물론 참고가 될 사진 파일을 보여주거나 동영상, 인터넷 문서를 링크로 보낼 수 있다. 신도들끼리도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이러한 기능을 쓰기 위해 들어가는 돈은 0원에 가깝다. 카카오톡 서비스 자체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빠서 사찰에 가기 어려운 신도들에게 접근하기 좋은 도구다.
카카오톡 외에도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홈페이지 등 다양한 도구가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신도들과 시공간을 초월해 소통할 수 있는 도구들이 많다. 과거에는 교통과 통신의 불편으로 사람이 직접 오가야만 설법이 가능했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신도가 사찰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사람이 오가지 않아도 설법과 소통이 가능하고, 스님이 신도를 찾아가는 방식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지불해야 할 경제적 비용이 0원에 수렴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석가모니의 초전법륜 정신을 이어받을 스님이라면 스마트폰의 사용법과 활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혀야 한다. 그렇게 스님들이 먼저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할 때 스마트 설법 시대가 열릴 것이고, 부처님 말씀은 시간 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중생에게 전파될 것이다.
김중태님은
IT문화원 원장으로 있으며 EBS자문위원, 한국인터넷진흥원 편집위원, 지역정보개발원 편집위원,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문화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와대, 국회, 대법원삼성, 대한불교조계종등 8백여 기관에서 강의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글용어 및 전국 기차역과 지하철역, 각종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하는 글꼴을 자작, 배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