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의 일이다.
아파트 단지 내 수목이 너무 무성해져서 가지치기를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전기 톱질로 나무 윗동의 줄기가 다 잘려나가고 나뭇가지에 의지한 까치집들까지 헐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뛰어나가 항의하는 나에게 “동물보호 단체에서 나오셨어요?” 묻는 것이었다.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바로 옆 나무 꼭대기에 까치가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과정을 지켜 보아 왔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 둥지를 마련하려는 까치부부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마른 나뭇가지를 부지런히 물어 나르며 크기에 맞게 하나씩 엮어 나갔다. 길이가 맞지 않으면 버리고 또 주워오고, 부리로 망치질을 해가면서 집 마련에 여념이 없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출입구 까지 내고, 어쩜 저리 훌륭하게 지을까. 훌륭한 건축 작품이 완성 될 때까지의 2개월 과정을 감탄하며 지켜보았다.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시멘트를 바르지도 않고, 못을 박지도 않으며 자연의 품속에 천연재료를 사용한 웰빙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다.
우리가 보기엔 그냥 얼기설기 얹은 산발머리 같은 집이지만 태풍이 불어도 끄덕 없는 아주 단단한 집을 지었다.
“새들은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한다. 태풍이 불어 나뭇가지가 꺾였으면 꺾였지 집이 부서지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그렇게 정성스럽게 지은 집이 순식간에 없어져 버린 까치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내가 보는 가운데 사라져 버린다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밤에 울 리 없는 까치소리가 들려왔다.
인간들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무차별 공격을 당한 까치들이 추운 겨울을 잘 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못해 늦은 밤까지 가슴이 아파왔다.
이 겨울에 다시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우리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 인지...
보금자리를 지켜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마음에 걸려 잠이 오질 않았다.
아파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는 울림은 모든 생명들에게 다름이 없을 터인데, 한 생명이 또 다른 종류의 생명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무분별한 행위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상생이라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떠들어 대면서 인간의 욕심만 채우려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인가? 상생이라는 것을 자연과 인간이 아닌, 인간과 인간에게만 적용하려는 것인지?
자연이 낳은 모든 생명체들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아는 사람만이 자연과 함께 하고 자연의 아름다움도 공유할 수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과 인간, 인간과 동물, 나와 너라는 분별없이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되어, 보는 마음에서 보여 지는 마음이 될 수 있을 때 진정한 상생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