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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佛敎와 도교道敎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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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선과 그림이야기 - 김현정 2012년 09월 367호

목계牧溪, <안개 낀 산중에 저녁 종소리(烟寺暮鐘)>,
종이에 수묵, 33×104㎝, 畠子紀念館 소장, 일본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된 이래 불교와 도교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정확하게 따지자면 도道, 불佛뿐 아니라 유교 역시 중국 사상의 큰 흐름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유교는 사상, 철학, 사회규범 같은 가르침에 가까워 엄격하게 종교라고 하는 범주에 넣어 설명하자면 좀 복잡해진다. 따라서 선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서 비슷한 것 같지만 결국 비슷하지 않은 도, 불의 관계를 조망해 보기로 하자. 결과적으로 이 두 종교는 불교의 전래, 도교의 탄생 시점부터 열렬히 결합하고, 서로 받아들이며 치열하게 경쟁하기를 반복하면서 영향을 주고받아 지금에 와서는 그 구분이 모호해질 정도가 되었다. 이와 같은 결합 양상은 불교나 도교가 태생적으로 배타적이지 않은 교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일견 보자면 수련의 방법이나 설명하고자 하는 궁극의 세계에 대한 점에서는 비슷한 점도 많다.
선禪, 근원적으로는 중국 불교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중국의 도교를 좀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지난 회에서 중국 도교에 대하여 아주 간략하게 언급을 했지만 뭔가 미진하여 좀 더 덧붙여 보고자 한다. 흔히 도교라는 큰 범주에는 중국의 민간종교, 신선, 음양오행 등등의 내용들을 구분하기 애매하게 섞여 있는 듯 보이지만 우리가 도교라고 부를 때에는 노장사상老莊思想, 신선술神仙術, 천사도天師道의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로 노장사상은 말 그대로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노자와 장자의 이론을 토대로 한 이른바 도가道家를 지칭한다. 반면 신선술은 무위자연으로 돌아간 자유인으로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장생불사長生不死를 완성하고 신통력을 지닌 신선이 되기 위해 단전을 수련하고 불사약을 먹는 방술이다. 다음으로 천사도는 원래 오두미교五斗米敎에서 시작된 것으로 노자를 교조敎祖로 하고 교주를 천사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하였다. 신선술을 종교화하여 부적을 쓰고, 하늘에 제사를 올려 병과 재앙을 없애고 죽지 않은 채로 승천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좁은 의미에서 도교는 이 세 번째 천사도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중국도교는 역사적으로 노장사상에서 신선술로, 신선술이 다시 천사도라는 종교로 전개되어 나간 셈이다.
불교가 전래되던 당시 경전을 번역하고 심오한 내용을 설명하는데 도가사상의 용어를 빌렸지만, 도교가 종교로 기능하기 시작하자 불교의 종교의례를 받아들여 활용하였다. 이 두 종교가 중국 내에서 종교적으로 큰 두 물줄기를 형성한 이후 송대宋代 이전까지는 소위 승자독식과 같은 치열한 경쟁 상태를 유지하였다. 이러한 긴장 상태는 당나라 말기까지 계속되다가 불교 교리 위주의 의례가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선불교가 크게 인기를 얻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는 불교의 쇠퇴이지만 또 다른 불교 즉 선불교의 번영을 의미한다. 불교, 특히 선불교를 학습한 유학자들에 의해 신유학新儒學이 등장하여 유교가 다시 번성하게 되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었고, 도교 역시 팔만 사천으로 상징되는 대장경大藏經을 모방하여 도장道藏이라는 도교경전을 집성하여 이후 도교의 황금시대를 예고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때까지 우리가 이야기 한 ‘선 이야기’의 주요 시대적 배경이 송대라는 점은 이러한 흐름에서 연유한 것이다. 선사들의 일화가 그림의 주요 주제가 되고, 대부분의 회화에서 선미禪味가 넘치는 양식을 보이는 송대 미술 작품들은 불교의 확대를 의미한다기보다는 선사상이 지식인들에게 이미 큰 영향을 주었고, 선 수행적인 학습방법이 생활 저변에 깔려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 지식인들에게 도가사상은 그들의 빈 곳을 채워주는 그 무엇이었던 것이다. 한편 늘 자연 속에서 수행하고 있는 이름 높은 선사들도 마찬가지로 여유 시간에 그린 선화라고 하는 것이 때로는 문인들의 산수화와 다르지 않은 것도 같은 도, 불, 유의 사이가 밀접해진 배경을 보여주는 것이다.